[천자춘추] 의사봉과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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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 시군에는 도시계획, 건축, 경관심의, 공유재산 등을 관리하는 각종 위원회가 월간, 분기에 개최되는데 필수적인 장비 중 하나가 의사봉이다. 

의사봉은 회의의 시작과 중간의 안건별 의결, 그리고 회의를 마치는데 ‘탕!탕!탕!’ 세 번 울리는 필수품이다. 원고대로 “의사봉 3타”를 읽은 위원장이 있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다.

 

위원회가 열리면 10분 일찍 회의실에 도착하여 외부위원들을 안내하고 인사를 드리며 눈높이를 맞추고 소통을 했다. 그리고 의사봉을 가져온 이유를 설명했다.

어느 날에 위원회 회의실에 일찍 도착하여 살펴보니 의사봉이 없기에 담당 팀장에게 오늘 의결하려면 의사봉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니 화들짝 놀라서 사무실로 뛰어가는 뒷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래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위원장이 의사봉을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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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국 서부영화의 결투장면을 보면 자신의 권총은 본인 허리에 차고 있다. 옆 사람이나 동료에게 총을 맡기고 있다가 필요할 때 총 달라고 하면 必敗(필패)다.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처럼 0.01초 차이로 승패와 生死(생사)가 갈린다.

총잡이에게 있어 권총은 내 손안에 있어야 한다. 보안관이 총을 허리에 차고 기민하게 뽑을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처럼, 의사봉은 위원장이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에 쓰던 의사봉을 공직을 나와서도 책상 가까운 곳에 두고 初心(초심)으로 간직하고 있다.

 

사실 위원회에는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선배 공무원, 연세 높으신 전문가들이 많이 오신다. 여성계 대표들도 오시고 각계의 중심인물도 참여하신다. 위원 중에 선배나 시민대표가 많으니 위원장을 담당하는 공직 간부들은 위원회 개최 10분 전에 참석하여 위원들과 소통하고 눈을 맞추면 복잡한 쟁점 사안도 보다 쉽게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 먹이를 더 많이 잡는다는 말처럼 모든 행사에 일찍 참석하면 더 높은 성과를 얻는다는 진리는 東西古今(동서고금)에서도 오늘의 우리 사회에서도 잘 통한다고 생각한다.

 

이강석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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