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경의왕후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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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

 

오십 년 전 초등학교 시절 등하굣길에 입에 달고 다닌 동요 아닌 동요, 조선시대 왕들의 묘호를 순서에 외우던 장단이었다. 그것이 왕들이 살았을 때의 이름인 줄 알았지만 사망한 이후에 묘호로 추존 받아 후세에 불리는 이름이 되었다는 것은 훨씬 후에 알게 되었다.

 

신라시대엔 여왕이 있었지만 그 이후엔 여왕은 없었다. 왕과 왕비 외에 시대적으로 가능하였던 그 시절엔 왕실에 후궁들도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조선시대의 여성 하면서 떠오르는 사람은 신사임당과 명성황후 정도이고, 정조대왕님 덕에 수원에서는 정조대왕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알고 있다.

 

간혹 외국인을 안내하고 있는 관광가이드 분들이 설명하는 것을 스치며 듣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분들이 주로 사용하는 표현은 세 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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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궁 홍씨’, ‘혜경궁 마마’, ‘혜경궁’

그러나 정조대왕의 어머니께서도 사후에 추존 받은 시호가 있으시다.

1744년 사도세자의 세자빈으로 책봉되었으나 끊임없는 당쟁에 의하여 18년 뒤인 1762년 윤 5월 그 뜨거운 여름 남편인 사도세자가 아버지 영조대왕에 의하여 뒤주에 갇혀 폭염 속에서 굶주림의 고통을 받으며 8일 만에 숨지는 고통을 바라 볼 수밖에 없는 크나큰 고통을 받았다. 야사에 의하면 남편인 사도세자가 조금이라도 덜 더우라고 뒤주 뚜껑에 풀을 쌓았다는 얘기도 있다.

 

이후 아들 이산이 1776년 왕이 되면서 궁호가 혜경궁이 되었다.

이런 연유로 요즘도 ‘혜경궁 홍씨’라고 일반적으로 불리는데, 고종 36년인 1899년 사도세자자 장조로 추존됨에 따라 ‘혜경궁 홍씨’도 ‘경의왕후’로 추존되었으니 후손들은 추존된 ‘경의왕후’라고 호칭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대중에게 익숙한 명칭이 편할 수는 있지만 역사적 사실을 좀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

 

최수아 道여성단체협의회 수원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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