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온정 가득한 한가위 맞자

이관식 지역사회부 부장 k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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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은 설, 단오절과 함께 우리 민족 3대 명절이다. 추석(秋夕)은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며 또한 팔월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뜻으로 가배(嘉俳), 가배일(嘉俳日), 가위, 한가위,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도 한다.

 

추석은 농경민족인 우리 민족에게 봄과 여름 두 계절 정성 들여 가꾼 햇곡식과 햇과일을 수확해 조상께 바치고, 1년 중 가장 큰 보름달을 보며 즐겁고 풍족한 마음으로 한 해의 행복을 비는 소망과 희망의 절기이다.

 

조선 순조 때 김매순(金邁淳)은 ‘열양세시기(冽陽歲時記)’에 “가위란 명칭은 신라에서 비롯됐다. 이달에는 만물이 다 성숙하고, 중추는 또한 가절이라 하므로 민간에서는 이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아무리 가난한 벽촌의 집안에서도 예에 따라 모두 쌀로 술을 빚고 닭을 잡아 찬도 만들며, 또 온갖 과일을 풍성하게 차려놓는다. 그래서 말하기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같기만 바란다(加也勿 減夜勿 但願長似嘉俳日)’라고 한다.”고 적었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넉넉한 음식에 마음까지 푸근해지는 한가위를 앞두고 설레고 들뜬 사회분위기와는 달리 공허함과 쓸쓸함으로 추석이 더 외롭고 힘든 우리 이웃이 적지 않다. 찾아올 가족이나 귀성객이 없는 홀몸 어르신과 결손가정 아동 등은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한다.

 

추석을 앞두고 봉사단체나 각급 기관ㆍ단체, 기업 등이 앞다퉈 사회복지시설이나 경로시설을 찾아 성금품을 전달하는 등 이웃사랑이 줄을 잇고 있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람은 아직도 일부에 그치고 있다.

 

소외계층과 불우이웃을 따뜻한 가슴과 배려의 마음으로 보듬으려는 우리 사회의 훈훈한 사랑나눔과 이웃사랑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아무리 복지를 확대해도 어느 사회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나눔문화 확산만이 모두가 풍요로운 한가위를 보낼 수 있다.

 

추석이 우리에게 넉넉함으로 다가오는 것은 대자연의 혜택에 감사하고, 이웃끼리 나누며 배려하는 아름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관식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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