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추석 연휴 때 명절 음식 장만하느라 아내들이 고생이 많았다. 남편들 모두 아내에게 고생 많았다고 한마디 해 주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지인이 카톡을 통해 보내 준 공감 가는 글이 있어 소개한다. 이 글은 ‘아내들은 모른다. 남편 증후군을….’이라는 제목으로 시작됐다.
명절 때마다 남편들은 그냥 넘기자니 서운한 곳이 너무 많고 적게라도 명절 인사를 하자니 주머니 사정이 허락지 않아 명절 증후군을 겪는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직장상사, 동료, 친척, 친한 이웃 등 그냥 지나치기가 정말 만만치 않다. 고향에 가면 인사를 곱게 하는 조카들 그냥 넘길 수가 없다. 만 원짜리 한 장씩, 그것도 몇 명씩이나 되고 대학 다니는 동생, 조카는 만 원짜리로 통하지 않는다. 자네 왔는가. 먼저 아는 체를 하는 이웃 어르신, 잘나간다고 소문만 무성한 처지에 어르신 약주 한 잔 하시라고 기분 좋게 용돈도 드렸으면 좋겠지만 망설여진다.
적어도 몇 달에 걸쳐 조금씩 혼자만의 비자금을 모아둬야 명절 때 사람 노릇을 할 수 있다. 세상 살다 보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명절, 여자들은 모른다. 남자들이 무슨 명절 증후군이냐고. 세상살이 사람 노릇하다 보면 명절증후군이 남자들에게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그래서 남편들은 명절이 즐겁지만은 않다.
여자들은 모른다. 남자의 명절증후군을. 지금 부엌일이 명절증후군이라고 떠들어 대는 판에 무슨 남자들이 명절증후군이 있어라고 쉽게 말하지만 진짜 골치 아파하는 건 남자들이라는 것을 알아줘요. 거기다 아내들의 잔소리, 정말 속태우는 남편 남자들의 명절증후군. 설날 추석 정말 안 반갑다. 안 반가워 남편들은 말한다. 속말로 설날 추석날 없어졌으면 좋겠다. 남편의 하소연 소리다. 아내, 자식, 부모 명절이면 내 얼굴만 쳐다보는데 난 어떡해! 그래도 옛날엔 가장이라고 큰소리라도 쳤는데…. 이렇게 끝이 난다.
남편들도 명절 때 남한테 얘기 못 하는 고민이 있다. 풍성하고 풍요롭게 주위 사람들과 명절을 보내고 싶은데 사람 구실 못하는 것 같을 때 남편들은 속이 상한다. 아내들도 속이 상한 남편들에게 수고했다고 고생 많았다고 한 마디 해주면 어떨까.
최원재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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