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확행(小確幸)’이 화두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이 말은 행복이란 꼭 크고 거창한 일에서만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작고 사소한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행복과 직결되는 문제일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시민들이 꿈꾸는 행복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수의 시민들은 대규모 사업 추진 성과보다는 생활 속 불편 개선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무심코 넘길 수 있는 작은 불편이 누군가에겐 고통스러운 손톱 밑 가시일 수도 있다. 이 점을 늘 염두에 두고 민선7기 부천시정을 이끌어가려 한다.
사상 최악의 폭염이 전국을 휩쓸었던 지난 여름 부천에서는 36개 동 행정복지센터와 주민센터에 취약 어르신들을 위한 무더위 잠자리 쉼터를 마련해 운영했다. 각 동을 돌아다니며 잠자리 쉼터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을 만났다. “정말 고맙다”, “우리 딸보다 시장이 낫다”, “이제 편하게 잘 수 있겠다” 등 반응이 뜨거웠다. 어떤 이들에겐 크고 거창한 사업보다 생활과 연결되는 작은 정책들이 훨씬 더 필요한 일일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기본적으로 정치의 목적은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다. 대규모 사업으로 공적을 남기기보다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고 생활 속 불편을 없애는 정책을 하고 싶다.
그래서 임기 동안 주차공간이 부족한 원도심 지역에 마을주차장을 만들고 내 집안 주차장 만들기를 지원해 골목길 주차난을 해소하려 한다. 범죄취약지역에 안심CCTV를 늘리고 보행중심의 안전한 거리를 조성하고자 한다. 여성안심귀갓길과 안심무인택배함을 설치해 누구나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려 한다.
학교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고 중고등학교 신입생에게 교복을 지원해 누구도 차이를 느끼지 않고 배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려 한다.
가까이에서 시민 건강을 돌봐주는 100세 건강실을 늘리고 마음까지 보살필 수 있는 치매안심센터와 트라우마 통합치유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미세먼지를 낮출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고 고도정수처리시설을 도입해 더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
부천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거시적인 사업들도 궁극적인 목표는 시민의 삶 개선에 두고 추진할 계획이다.
부천은 이제 문화가 산업이 되는 도시로 한 단계 도약할 때다. 그동안 문화도시 부천의 원동력이 됐던 만화, 영화, 음악 등 풍부한 문화자산이 산업이 되어 일자리와 세수를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 상동영상문화산업단지 내 웹툰융합센터와 예술인주택을 지어 콘텐츠기업과 창의인재를 끌어들이고 국립영화박물관을 유치해 영상문화콘텐츠산업 집적지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한다.
행정체제 개편 역시 시민의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36개 동을 10개 광역동으로 통합하는 행정혁신을 추진한다. 행정효율을 이룰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광역동 모델을 기본으로 하되 시민 입장에서 바라보는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권한을 조정하는 등 세심하게 챙겨 갈 예정이다.
이런 마음을 담아 새로운 시정 슬로건을 ‘새로운 부천, 시민이 누립니다’로 정했다. 새롭게 만들어 갈 부천, 그러나 그저 새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시민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만들어내는 부천으로 이끌어가려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 한 명이라도 더 많이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할 것이다.
취임 100일 즈음을 기해 400여 명의 시민과 한자리에서 이야기 나누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려 한다. 그동안 동 주민센터, 도서관 건립현장, 정거장 공사현장, 복지관 등 시민들을 찾아가 대화를 나눴지만 이런 대규모 대화의 장은 처음이라 기대가 크다.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민생현장을 찾고 시민들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시민들이 들려주는 새로운 부천에 대한 아이디어와 의견이 듣고 싶다. 하나하나 이뤄가는 보람도 클 것 같다. 시민과 함께 만드는 새로운 부천이 기대된다.
장덕천 부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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