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농업의 가치를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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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수확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 봄에는 냉해에 의한 피해, 여름은 유사 이래 최대의 폭염과 가뭄, 태풍으로 끝날 것 같지 않던 가혹함이 언제였느냐 듯이 어김없이 결실의 시기가 되었다. 농업경영인들의 피땀이 고스란히 담겨져 소중한 결실로 다가왔다. 그러나 기후 변동에 대한 걱정과 농업의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이 함께 현실로 다가왔다.

 

요즘 우리나라 과수산업은 수입 과일의 확대에 따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이미 국내산과일 매출을 수입 과일이 넘어선 지 오래다. 소비자의 소비습관도 바나나, 오렌지, 망고 등 먹기에 편하거나 부드러운 과일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주 친환경 학교 급식용 배의 수확을 돕는 행사가 있었다. 농업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많은 걱정도 있었지만 한편 그들의 슬기로움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수많은 실험으로 자신만의 기술 개발과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고 일부 결실을 맺고 있다고 하는 사실에 고마움이 느껴졌다.

 

요즘 우리나라 농업에는 화두는 단연 ‘푸드플랜’과 ‘스마트 농업’일 것이다. 이 두 가지는 상호 연관성은 떨어지지만 향후의 농업 미래에 꼭 해결해야 할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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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우루과이 라운드가 발효된 이후 정부는 농업에 수십조의 예산을 쏟아 부었다. 특히 90년대 유리온실에 대한 투자가 상당히 많았으나 대부분의 대규모 유리온실 투자는 대부분 실패로 끝이 났다. 그러면 그때는 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는지 곱씹어 보아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부문은 농산물, 식품의 소비 시장의 크기와 트렌드를 반영하지 않아 과잉생산과 가격폭락으로 이어진 문제였다. 지금 또 그러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20여년이 지난 2017년 기준 농가당 평균 농업수익은 1천4만 7천 원이다. 농업수익이 농업외 수익보다 적다. 농사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스마트 팜이 필요한 정책임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실패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유통과 소비를 전제로 한 생산과, 기존 생산 농가의 소득에 끼치는 영향도 반드시 고려 되어야 한다. 향후 10년, 20년 후 우리 농업의 가치 높이고 농민의 생활을 보다 윤택하게 하는 것이 첫째이다.

 

서재형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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