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차 북미정상회담, 美 중간선거 이후 열릴 것”

선거 결과 따라 북미관계 유동성 커져

2차 북미정상회담이 다음 달 6일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로 늦춰짐에 따라 미국의 국내 정치가 북미관계에 미칠 영향이 커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기자들에게 “회담 일정을 조율하기에 선거 유세가 너무 바쁘다”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11월6일 중간선거 이후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생각은 중간선거 전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도움이 될 만큼 획기적 결과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방문 결과에 대해 미 언론과 전문가들의 평가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중간선거 이후에나 2차 정상회담 개최 시기 등을 최종 판단할 가능성이 커졌다. 선거에 패배한 경우 정상회담을 정치적 위기를 돌파할 수단으로 삼을지, 김정은 위원장이 이에 호응하고 나설지, 그도 아니면 현재의 북미 간 우호적인 협상 분위기가 급전직하로 악화할지 등 현재로선 어떤 전망도 하기 어려워졌다.

 

북한은 폼페이오를 크게 환대함으로써 북한이 2차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걸고 있고 서둘러 개최하길 원한다는 인상을 줬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 속내가 반드시 일치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북한도 중간선거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북한은 회담 일자를 미국이 정하도록 일임하는 대신 회담 의제에 대해 더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최선희 부상이 비건 특별대표가 만나자고 하는 데 대해 서둘러 답하지 않는 모습도 이를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아르헨티나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미 중간선거 변수가 없는 상황이라면 2차 정상회담 개최 시기는 G20 정상회담 이전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중간 선거 이후로 미뤄진 마당에는 선거결과에 따라 더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각국 언론 등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수도 빈, 판문점, 서울 등을 회담 후보지로 꼽고 있다. 그러나 빈은 핵사찰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꺼릴 수 있으며 유럽이라면 김정은 위원장이 유소년 시절을 보낸 스위스를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미국이 서울이나 판문점을 회담장소로 하는데 동의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사이에 중재 역할을 하는 데 대해 전면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결국, 회담 장소와 시기 등은 2차 정상회담에서 나올 성과에 걸맞은 곳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를 둘러싼 북미 간의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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