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공군 출신 국방부 장관

이호준 사회부 차장 ho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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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이다. 지난달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창군 이후 두 번째이자 이양호 전 장관 이후 24년 만에 나온 공군 출신 국방부 장관이다.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정 장관은 제1전투비행단 단장, 공군 전력기획참모부장, 공군 남부전투사령부 사령관, 공군 참모차장, 공군 참모총장을 지낸 인사다.

 

이러한 정 장관을 바라보는 수원시민과 화성시민의 시선은 여타 다른 국방부 장관을 바라보는 시선과는 다르다. 벌써 수년째 지역 간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는 ‘수원군공항 이전’ 문제를 ‘공군 출신 국방부 장관’이라면 어떻게든 결론을 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 섞인 시선이 그것이다.

 

국방부가 수원군공항 이전을 결정한 지 벌써 2년이 훌쩍 지났지만 수원군공항 이전은 화성 화옹지구를 예비 이전 후보지로 선정한 이후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화성시가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인데, 군공항은 국가 안보에 직결된 국가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어느 지자체의 편도 들지 않겠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 사이 수원군공항 이전 사업보다 뒤늦게 출발했던 대구 군공항 이전 사업은 ‘예비’ 자를 떼고 군위ㆍ의성을 이전후보지로 최종 결정했다. 수원시민들은 거리로 나서 1인 시위를 한 지 150일가량이 됐다. 지난 9월29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화성시민입니다.

수원비행장 이전 촉구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수원 비행장은 화성 동부지역ㆍ봉담ㆍ병점ㆍ동탄1에 걸쳐 20만 주민에 수십 년간 매일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음에도 화성시는 아무런 대책 없이 수수방관에, 이전 반대를 마치 화성시민 전체 의견인 양 왜곡하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이 청원에는 이미 3천600여 명이 청원에 동의, 화성시민간 민-민 갈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 이상 국방부가 모른 척하고 있기에는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 이 됐다.

공군 출신으로서 공군 작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정 장관이, 정 장관이 개혁해 나갈 새로운 국방부가 이제는 수원군공항 이전 사업을 공론화시켜 치열하게 논의하고, 어떠한 방향이든 서둘러 결정해 주길 바란다.

 

이호준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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