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문화예술과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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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닦이에서 교수로, 성공한 정치가로서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공적지성인 100명 중 2위로 선정된 미국의 사회학자 모이니한의 문화와 정치에 대한 주장은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며 올바른 정책적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보수의 진리는 이런 것이다. 사회의 성공을 결정짓는 것이 정치가 아니라 문화이다. 가장 핵심적인 진보의 진리는 이런 것이다. 정치는 문화를 바꿀 수 있으며 그리하여 정치를 정치 자신으로부터 구제할 수 있다. 사회의 성공을 결정짓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문화이다.”

 

‘표현의 자유’는 사람들이 자유로이 자신의 의견을 펼쳐나가는 것이다. 물론 공공성을 해하거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제외한다. 상호소통과 토론, 진실규명의 출발지가 되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근본적인 도구가 된다. 이러한 기본을 유지되도록 하는 것 중 중요한 것이 제도와 정책이다.

 

같은 이치로 문화정책의 핵심은 ‘예술표현의 자유’이다. 이 자유는 다름과 차이에서 항상 새로운 생각을 접하고 새로운 정신과 질문으로 기존의 방식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고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생각하여 시야를 넓혀주는 예술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가능하게 하는 근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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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 년의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근대화의 새로운 문화예술 도입과 고유의 지역문화예술들을 위한 많은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대역사 속의 우리 문화정책은 상의하달, 성과도출, 행사와 홍보 동원 등의 하향식 문화진흥정책으로 행정의 공적지원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운신의 폭을 좁혔고, 문화재단등 문화예술기관과 기획가, 큐레이터 등 중간활동가들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위축시켰으며, 예술가들의 표현의 자유, 의지와 방법에 긍정적이지 못한 영향을 주어서 결과적으로 시민과 공동체사회가 자율성을 손상당하고 지역사회는 문화의 진흥을 이루기 보다는 오히려 지역특수성과 주체성을 마모당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지역의 세계화는 지역분권을 기반으로한 지역문화재정확보, 문화재단과 중간활동가들의 자율성 확보, 지역문화 민주주의에 기초한 행정과 문화시민들의 지역문화거버넌스 구축, 블랙리스트가 아닌 표현의 자유보장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역의 역사, 문화, 객관적 사실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자유로운 창작과 표현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문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문화시민들은 주체가 되어 자발적으로 문화, 예술을 꽃피우며 “문화적 가치가 인류발전을 결정한다”는 세계적 석학 헌팅턴과 해리슨의 말대로 문화민주주의를 이룩해 갈 것이다.

 

이득현 (재)수원그린트러스트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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