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 축구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카드섹션을 펼치는 장관을 연출하며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에 불을 지폈다. 이들의 염원이 통했던지 인천에서 꿈 같은 일이 벌어졌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포르투갈을 1-0으로 누르고 문학경기장에 ‘16강의 성지’라는 닉네임을 선사했다. 16강의 감동을 거침없이 이어간 대표팀은 16강전 이탈리아를, 8강전 스페인을 꺾고 4강 진출이라는 꿈 같은 기적을 만들어 냈다.
16년이 지난 인천에선 또 다른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2003년 8월 대한민국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과거 ‘한강의 기적’에 견줄만한 ‘갯벌의 기적’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지난 15년간 인천의 스카이라인을 뒤바꿔 놓았다. 갯벌을 메워 만들어낸 송도국제도시는 단일도시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56만ℓ의 생산역량을 보유한 바이오 허브로 성장하는 한편, 누적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액이 118억3천1백만 달러로 우리나라 경제자유구역 외국인 직접투자의 67%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도시로 성장했다.
또한, 한국뉴욕주립대, 한국조지메이슨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등 세계의 명문대학을 유치하는데 이어 스탠퍼드대 부설 스마트시티 연구소, 케임브리지대 의약 바이오연구소, 암스테르담 콘서바토리가 속속 입주를 앞두고 있어 인재 육성을 위한 ‘글로벌 교육 허브’로의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청라지역은 국제업무(금융)·R&D·의료·첨단산업·유통, 영종은 항공물류·관광·복합 레저 도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개청 15주년을 맞은 인천경제청은 최근 2030년까지 국제기구 35개를 추가로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담은 ‘5대 목표 4대 실천전략’을 발표했다. 실천전략에는 인천~개성~해주와 연계한 평화협력 특별지대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송도 4·5·7 공구와 11공구를 연계한 세계 최대 바이오·헬스케어 단지 확대 조성· 콤플렉스 개념의 메디컬타운과 연구중심 병원 설립· 글로벌 경제 플랫폼 구축을 위한 산업생태계 조성 등의 야심 찬 계획들을 담아냈다.
2002년 대한민국이 월드컵 4강 신화의 감동 드라마를 엮어 낼지는 상상도 못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역시 이처럼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될 줄은 나 같은 필부에겐 꿈조차 꾸지도 못했던 이야기였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착공 당시 “20년 후 이곳이 미국 뉴욕과 같은 도시로 변하게 될 것”이라던 동료 기자의 혜안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한동헌 인천본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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