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유럽순방 종료… ‘교황 방북 수락’ 성과

‘한반도 평화 구축’ 지지 얻고 대북 제재완화 국제적 공론화

▲ 서울공항 도착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1일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참석 등 7박 9일 일정의 유럽순방을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공항 도착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1일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참석 등 7박 9일 일정의 유럽순방을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7박9일간의 유럽 5개국 순방을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프랑스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바티칸 교황청, 벨기에, 덴마크를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교황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의사’를 전했다. 또 프랑스와 영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속국가 정상들을 만나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완화가 필요하다는 ‘설득외교’를 펼쳤다.

 

일련의 행보에서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한반도 평화추진에 대한 지지를 얻고, 또 대북 제재완화 주제를 국제적으로 공론화시키는 성과를 냈다. 아시아 유럽 51개국과 EU 등의 지역 협의체가 참석하는 ASEM 정상회의, 올해 처음 개최되는 P4G 등 다자 무대에도 섰다.

 

무엇보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한반도 평화 구축 노력에 지지를 받고, 북한 방문에 긍정적 답변을 얻은 것이 성과로 꼽힌다. 교황의 방북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에 이정표가 될 수 있고,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국제 지지를 키우는 방안도 된다.

 

특정국가에 초점이 맞춰진 교황청의 이번 행사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이로써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의 방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또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감동은 걷히고 ‘신중한 시각’이 힘을 얻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유럽 주요국가들을 향해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특히 프랑스, 영국 등 안보리 소속국가 정상들에게 ‘대북제재 완화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는 일’이라는 취지로 설득을 거듭했다. 이는 북미가 북한의 비핵화 방식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상황 속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제공하려는 것으로 풀이됐다. 일종의 북미 중재자 역할에 나선 것이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상응조치를 줘야 한다는 차원으로, 북측 입장이 크게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아셈정상회의 의장성명엔 남북관계 발전이 전 세계 평화와 안보, 안정에 중요하다면서도 북한이 반드시 CVID를 이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대북문제 해결을 위해 진행 중인 각국의 외교적 노력이 북한의 인권과 인도적 상황 개선에도 기여해야 한다며 사실상 북한이 인권 상황도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이 대북제재 완화의 전제로 정상들에게 언급한 ‘북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비핵화를 진척시킬 경우’와 CVID가 용어만 다를뿐, 사실상 상통하는 게 아니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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