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수소차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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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세계 최대의 상용차(商用車) 전시회인 ‘2018 하노버국제상용차박람회’가 독일 하노버시에서 열렸다. 세계 유명 상용차 브랜드가 대거 참가한 박람회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가 대세였다. 현대차는 차세대 수소전기 트럭을 선보여 호평을 얻었다. 

전 세계가 새로운 친환경 자동차로 전기차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수소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 현대차 역시 ‘투싼’ ‘넥쏘’ 등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SUV에 이어 수소전기 버스와 트럭까지 전 라인업에 걸쳐 수소전기차 혁명을 꾀하고 있다. 하노버박람회에서 현대차는 스위스에 수소전기 트럭 1천대를 판매 계약하는 성과를 올렸다.

 

현대차는 프랑스에도 승용차ㆍ버스ㆍ화물차 등 수소전기차 5천대를 2025년까지 수출하기로 했다. 수소차 분야에서 한국차가 세계 최첨단 기술력을 갖췄음을 보여준 쾌거다. 수소전기차는, 1769년 프랑스의 니콜라 퀴노가 증기자동차를 발명한 이래 세계 자동차산업계가 이끌어 온 혁신 중 한국이 최초로 주도권을 갖고 개발한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다. 신속한 후발자(Fast Follower)로 경쟁력을 유지해 왔던 한국 자동차산업이 처음으로 선도자(First Mover)가 된 것으로 상당히 의미있고 기분 좋은 일이다.

 

10월 중순 프랑스를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파리 시내에서 현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시승했다. 에펠탑이 보이는 충전소에서 ‘투싼’ 수소전기 택시의 충전 과정도 참관했다. 현대의 수소전기 택시는 현재 62대가 파리 시내를 달리고 있다. 프랑스가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세계화 전략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안심은 금물이다. 세계적으로 수소차 출시가 본격화됐고, 최대 경쟁자인 일본은 수소전기차 대중화에서 한국을 앞서고 있다. 한국에 8개소에 불과한 수소전기차 충전소가 일본에는 90개소 이상 설치돼 있다. 정부는 2~3년내 100개로 늘린다는데 그때 가면 일본은 500개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속도전이 필요하다. 현대차가 2013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형 수소차를 선보였으나 일본이 범정부적 수소차 지원에 나서면서 지금은 도요타ㆍ혼다 등과 초기 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러다간 기술만 개발해놓고 양산체제를 갖추지 못해 중국 등 후발국에 따라잡힐 우려도 있다. 충전소 등 수소차 인프라 구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의 과감한 규제 혁신과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수소차는 미래산업 아이템이고 대규모 수출과 양질의 일자리로 연결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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