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격상된 학생독립운동기념일

이관식 지역사회부 부장 k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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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3일은 학생독립운동이 일어난 지 89주년이 되는 날이다. 민족적 차별 교육과 식민지 교육에 반대하며 학생들이 벌였던 11ㆍ3 학생독립운동은 규모나 역사적인 의미에서 3ㆍ1운동, 6ㆍ10만세운동과 함께 3대 독립운동으로 꼽힌다.

 

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0월30일 전남 나주역에서 일본인 학생이 우리나라 여학생을 희롱한 사건이 발단이 돼 한ㆍ일 학생 간 충돌로 이어졌다. 그러나 일본 경찰의 일방적인 한국 학생 탄압은 억눌려 있던 학생들의 반발을 샀고, 결국 민족 감정을 자극하게 됐다.

 

반일 감정이 커지면서 메이지 일왕의 생일인 11월3일 광주에서 시작된 거리 시위와 동맹 휴교는 이듬해 3월까지 서울과 개성, 부산, 대구 등지로 확산됐다. 당시 거리 시위에는 전국 300여 학교 5만 4천여 명의 학생이 참가해 1천600명이 넘는 학생이 구속됐고 2천900여 명이 퇴학이나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다.

 

정부는 일제강점기 학생독립운동의 정신을 계승ㆍ발전시켜 학생들에게 자율역량과 애국심을 함양시키고자 1953년 11월3일을 ‘학생의 날’로 제정했다. 그러나 ‘학생의 날’은 1973년 유신정권 때 폐지됐다가 1984년 부활된 뒤 2006년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명칭이 변경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제2의 3ㆍ1운동이었던 학생독립운동은 그 중심에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었음에도 한ㆍ일 학생들 사이에 일어난 우발적이고 지역적 사건으로 국한되면서 지금까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 3대 항일 운동으로 평가받는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이 그동안 교육부 주관으로 각 지방교육청이 돌아가며 개최해 지역행사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학생독립운동의 역사적 의의를 기리고자 정부 주관 행사로 격상돼 기념식을 치른다. 일제에 항거한 학생들의 의기와 희생, 영향을 고려할 때 국가가 기념하는 것은 당연한 조처다.

 

이제라도 학술연구를 통해 민족운동 차원에서 학생독립운동을 재조명하고 역사적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학생독립운동 89주년을 맞아 민족적 차별 교육과 식민지 교육에 맞서 싸운 학생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겨보자.

이관식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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