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겨울을 이겨내는 힘, 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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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즈음이 되면 ‘인삼’이 절로 떠오른다. 사무실 책상 너머로 기침 소리가 잦아지는 탓이다. 인삼은 국제적으로 Panax ginseng C.A. Meyer라는 학명으로 불린다. 속명인 ‘Panax’는 만병통치약을 뜻하는 ‘Panacea’ 에서 유래하였다.

 

인삼은 고구려의 고시(古詩) 고려인삼찬과 중국 전한(前漢)의 ‘급취장’, 양(梁)나라의 약초서인 ‘신농본초경’에 소개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주요한 약재와 건강보조식품으로 사용되어 왔다. 우리나라 식약처에서 고시한 인삼과 홍삼의 기능성은 면역력 증진, 피로개선, 혈소판 응집억제를 통한 혈액흐름·기억력 개선, 항산화·갱년기 여성의 건강에 도움 등이다. 요즈음처럼 면역력이 낮아지는 환절기면 감기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인삼은 오래전부터 뿌리삼 중심으로 약재, 공물, 예물, 무역품으로의 쓰임새가 많았으며, 국가의 중요한 재정수입원이 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인삼의 잎, 줄기, 열매에도 진세노사이드 함량이 많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인삼열매에는 피부개선과 미백효과가 있는 진세노사이드-Re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화장품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인삼은 뿌리, 잎, 열매 어느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소중한 보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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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틈새시장이 증가하면서 상품화도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삼열매를 이용한 고급 인삼커피와 인삼 꽃을 이용한 차(茶)로 음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업체가 있는가 하면, 국내 화장품 대기업이 화장품용 인삼 수매량을 30% 늘렸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다. 국내 한방, 유기농 화장품 원료 제조에 쓰이는 유기인삼의 원료 공급과 새싹삼 시장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1만4천832㏊를 경작하고 있는 2만여 인삼 농가의 삶은 여전히 녹녹치 않다. 국내 경기침체와 사드(THAAD) 등의 영향으로 국민 1인당 인삼소비량은 0.32∽0.38㎏/년, 수출액은 1억5천만 불 수준에 머물고 있다. 소비가 정체된 탓에 인삼 제품의 재고가 늘어가고 있으며, 폭염 등 기후변화로 인한 고품질 원료삼의 생산 차질과 내년부터 시행되는 PLS(Positive List System,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로 인해 생산 현장에는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인삼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재배 농가와 관련 기관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우리 인삼에 대한 소비자의 활발한 소비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올 겨울 인삼과 함께 가족 건강을 지키고, 인삼농가의 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조창휘 경기도농업기술원 소득자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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