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또 튀는 발언을 했다. 김 전 지사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폭정ㆍ적폐 때문에 한국을 탈출한 국적포기자가 10년 만에 최고기록을 세웠습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올해 국적 포기 증가는 김정은의 핵 위협과 경제난ㆍ일자리 부족 때문에 외국에서 새로운 삶을 찾으려는 사람이 늘고있기 때문입니다”라며 “국적 포기자가 늘어나는 추세인 반면 귀화나 국적회복으로 한국에 유입되는 수는 감소세입니다. ‘문제는 문재인이야!’”라고 했다. 수긍 가는 내용도 있지만 ‘문재인 폭정’ ‘문제는 문재인이야’라는 대목에선 쓴 웃음이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국 국적을 상실(2만3천791명)하거나 이탈(6천493명)한 국적 포기자가 총 3만284명으로 집계됐다. 국적 포기자는 이민 등을 통해 외국 국적을 자진 취득해 자동으로 우리나라 국적이 상실되는 ‘국적 상실’과 선천적으로 복수 국적인 사람이 법정 기간 내 외국 국적을 선택하는 ‘국적 이탈’로 나뉜다. 올해 국적 포기자가 늘어난 것은 병역의무가 강화된 재외동포법 개정안이 지난 5월부터 시행되면서 국적 이탈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는 게 법무부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민 등 한국인이 자발적으로 국적을 포기한 경우도 많았다. 올 1~10월 귀화로 외국 국적을 취득한 한국인은 2만1천22명으로 지난해 대비 3천305명, 2008~2017년 평균 1만8천925명에 비해 2천97명 늘었다. 자유한국당은 논평을 내고 “청와대와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소득주도성장의 여파로 인한 저성장과 일자리 부족, 각박한 사회 현실 등 부정적 요인때문에 외국에서 새로운 삶과 가능성을 찾으려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송희경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소득주도성장이 단단히 고장났다는 징표가 확실한데도 청와대는 정책수정은 없다고 못을 박아 버렸다. 귀머거리 철면피 정부”라고 비판했다.
국적 포기자가 늘어난데는 병역 문제, 일자리 부족, 교육 문제 등 여러 원인이 있다. ‘헬조선’ 탈출 행렬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보다, 국적을 포기하고 해외국적을 취득한 사람이 증가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국내 인구감소는 물론 국가경쟁력에도 손실이 우려된다.
하지만 현 정권 탓으로만 보기 어렵다. 박근혜 정권 시절인 2016년에도 국적 포기자는 3만6천404명이나 됐다. 당연히 자유한국당도 책임이 크다. 문재인 정권만 욕하고 탓할게 아니다. 대한민국을 떠나는(Bye Korea) 국민들이 더 늘지 않도록 여야 모두 정치, 제대로 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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