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한국 우주 과학의 꿈

“우리는 10년 안에 달에 갈 작정입니다. 그 일들이 수월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일들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 목표가 우리의 에너지와 기량의 최고치를 조직하고 가능하는데 이바지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목표는 우리가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도전이고,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은 과업입니다.”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연설이다. 그는 암살당했지만 약속은 이뤄졌다. 1969년 7월 21일 닐 암스트롱이 달을 밟았다. ▶아이젠아워는 케네디의 아폴로 계획을 공격했다. 혈세 400억 달러나 퍼붓는 ‘얼빠진 짓’이라고 단정했다. 그때, 미국인의 자존심을 상처 내는 일이 생겼다. 소련의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이다. 일본인의 69%, 프랑스인의 68%, 영국인의 59%가 과학 기술 1위 국가는 소련이라고 답했다. 케네디의 한 마디가 아이젠아워의 말문을 막았다. “우주는 군사적, 정치적, 심리적으로 너무나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2009년 8월 25일 전남 고흥에서 나로호가 발사됐다. 100㎏급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발사체였다. 1단은 러시아와 공동 개발했고, 2단은 한국화약이 독자 개발했다. 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발사체였다. 국민의 시선이 온통 나로호 발사에 모아졌다. 지표면을 떠나는 순간 성급한 축하의 환호도 있었다. 하지만 215초가 지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결국 타원 궤도를 그리면서 추락해 버렸다. ▶위성 발사는 성공보다 실패가 많다. 첫 번째 위성 발사에서 성공한 나라는 소련, 프랑스, 이스라엘뿐이다. 미국, 영국, 일본, 이란 등 10개 나라가 첫 번째 도전에서 실패했다. 전체 성공률도 대단히 낮다. 미국은 무려 137회나 실패했고 러시아도 112회 실패했다. 일본이 11회, 중국도 9회의 실패 역사가 있다. 결코 나로호 발사 실패에 좌절할 일이 아니다. 그만큼 우주공학이 갖는 의미가 어렵고도 위대하다. ▶한국형발사체가 날아오른다. 오늘(28일) 예정돼 있다. 당초 예정은 10월이었다. 점검 과정에서 추진제 가압계통 배관 연결부의 압력 감소 현상 등 문제가 발견됐다. 이 문제를 수정했고 드디어 오늘로 발사일이 결정됐다. 50여 년 전 케네디의 표현을 되살려 보자. “우리가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은 과업입니다” 성공을 기원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자들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

김종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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