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빠르고 숨 가쁘게 변화하는 시대에 정성껏 볼펜을 눌러쓴 동화집이 나왔다. 정희순 작가의 『금붕어의 노래』이다.
『금붕어의 노래』는 요즘 세태에 보기 어려운 글쓴이와 읽는 이가 눈 마주 보며 얘기하는 듯한 동화책이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편안한 구어체 문장에, 할머니가 손주에게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처럼 따듯하다.
정 작가는 책머리에 글을 쓰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과학이 최고로 발달하여 AI가 바둑을 두고 로봇이 산업현장에서 사람을 대신하여 일하니 사람은 갈 곳이 없어진다. 이렇게 첨단과학이 우리 사회 곳곳에 배치되면 반대로 사람의 마음은 위축되고 감성이 둔해진다. 글은 사회의 시대성을 대변한다. 그리하여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책이 나와야 하지만 급변하는 이 시대에도 나는 인성이 바뀔 그런 글을 쓰고 있다.“
감성이 메말라가는 이 시대에도 글은 ‘사회의 시대성을 대변’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이 시대의 시대성은 아마도 디지털을 빼놓고 얘기하지 못할 것이다. 컴퓨터, 스마트폰, SNS, 인공지능 등 디지털이라는 단어를 빼고 생각할 수 없는 시대이다.
디지털 시대에도 인간의 감성은 상처받아 삭막해진 감정을 어루만져줄 안식처가 되어준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익명성에 숨어서 헐뜯고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함이 팽배해져 있다. 우리에겐 할머니처럼 따듯한 손으로 마음을 어루만져줄 무엇인가가 필요해진다. 아이들에겐 더욱 그렇다.
이때 동화집 『금붕어의 노래』를 보면 마음에 위안과 푸근함을 주는 감성 충만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 책에는 <금붕어의 노래>, <삐삐와 복순이>등 아이들의 감성을 따뜻하게 할 동화 11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고정심 화백의 정성어린 삽화가 책 읽는 맛을 더해준다.
지은이 정희순 작가는 1997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 수필집 8권, 기행 사진집 4권, 시집 1권을 내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에 내놓는 『금붕어의 노래』는 정 작가가 처음 집필한 동화책으로 할머니가 손주들에게 전해주는 정감 어린 이야기 속에 스스로 일깨우는 교훈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다.
-2018년 11월 우리동네사람들 刊
오산=강경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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