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수업을 하며 학생들에게 종종 묻곤 한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언제가 호경기였다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언제쯤 우리 경제가 나아질 것 같나요?”라는 식의 질문들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들은 이미 교재에 실린 과거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수출입국의 가치를 인식하고 전 국민이 수출에 매달려 한국경제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수출드라이브 시기는 1960년대이며, 1961년 이후의 무역수지는 1986년도부터 1989년까지를 제외하고 계속 적자에 허덕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다시 흑자로 전환됐다. 이러한 한국수출의 변혁기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이다. 이 시기는 동시대를 살아온 중장년 세대들에게 과거 노력에 대한 영광이자 잘 살고자 노력했던 치열한 삶의 일부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과거는 정지된 것이며, 그 사실의 변화는 없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경험하지 못한 이러한 것에 대한 도전보다는 낯설기만 한 현재가 부담스러워 적응과 안정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다. 그러나 계절이 바뀌며 순환하듯이, 누구나 따뜻한 봄날의 기억을 가지고 있듯이, 분명 지금의 추운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은 올 것이다. 고도성장을 이루었던 과거의 영광도 멈춰져 있는 것이 아니듯 다시금 재현하고 그 성과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출입과 같이 지나온 국제동향은 보호무역주의에서 자유무역주의, 다시 신보호무역주의에서 자유무역주의로 이어진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에 해당하는지 단언하기 어렵다.
연일 보도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같이 다시금 보호무역주의이자 미국우선주의로 돌아가는 것을 1930년대 상황에 빗대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도 살짝 숨 고르기에 들어간 듯하다.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많은 변화 속에서 분명히 기회는 있을 것이고, 또한 찾아올 것이다. 예전의 기억만이 중요한 것이 아닌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과 노력으로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영광은 누구나 누릴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연구하고 글을 써왔으며, 아마 앞으로도 계속해서 글을 쓸 것이다. 이번 경기일보의 ‘천자춘추’ 집필위원이 되고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부디 짧은 글로나마 함께 공감하며 힘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홍승린 한성대학교 무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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