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갈량의 선택’ SK 고종욱, 새 팀서 새 도약 꿈꾼다

스승 염경엽 감독과 재회…테이블 세터로 활약 기대

▲ 고종욱.연합뉴스
▲ 고종욱.연합뉴스

국내 프로야구 최초의 3각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서 SK 와이번스로 둥지를 옮긴 고종욱(29)이 ‘거포군단’ SK 공격력에 세밀함을 더해줄 수 있는 테이블 세터로의 비상을 꿈꾼다.

SK는 지난 7일 ‘거포 외야수’ 김동엽(28)을 삼성에 내주고, 삼성은 포수 이지영(32)을 넥센에 넥센은 외야수 고종욱을 SK로 보내는 3각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양대를 거쳐 2011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19순위로 넥센에 지명된 고종욱은 프로 데뷔무대에서 54경기에 출전, 타율 0.248의 성적을 남긴 뒤 상무에 입대했고 전역 후인 2014년에는 습관성 어깨 탈구로 인한 수술 여파로 8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후 2015년 그의 잠재력을 눈여겨 본 당시 넥센 염경엽 감독에 중용되며 타율 0.310, 10홈런, 51타점, 81득점, 22도루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고종욱은 이듬해 외야 주전으로 입지를 공고히 다지며 133경기에 나서 타율 0.334, 176안타, 72타점, 92득점, 28도루로 최고의 한해를 보냈고, 2017년에도 기량을 유지하며 3년 연속 3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고종욱은 팀내 유망주인 임병욱, 김규민과의 경쟁에서 밀려 102경기(선발 79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0.279, 92안타, 54타점 47득점으로 주춤했다. 이에 따라 이번 시즌 27홈런을 포함해 2년 연속 20개의 아치를 그린 김동엽과의 트레이드를 선택한 SK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SK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은 다음 시즌부터 고종욱을 테이블 세터로 활용하기 위해 그를 영입한 것으로 전해져 현 시점에서 속단하긴 어렵다.

컨택 능력을 갖춘 고종욱이 ‘리드오프’ 노수광 뒤에 위치해 빠른발과 뛰어난 작전 수행능력으로 중심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준다면 팀의 득점 루트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

아울러 염 감독은 올 시즌 주로 2번 타자로 나섰던 한동민이 5번 타순으로 자리를 변경해 최정-제이미 로맥-한동민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의 중심타선을 구축, 장타력을 활용한 득점 효율성 제고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시즌을 마치고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고종욱은 내년 1월 팀의 해외 전지훈련에 앞서 개인 전지훈련을 계획하며 새로운 팀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넥센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해준 염경엽 감독과 SK에서 재회하는 고종욱이 다음 시즌 염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활약을 통해 팀의 짜임새 있는 타선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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