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 어린 시절 불렀던 동요의 가사다.
1914년 9월 6일 경원선 개통은 조선시대 문인, 사대부 등 제한된 계층만이 유람하던 금강산이 일반 대중에게 사랑받는 관광지로 변모하는 계기였다. 분단 이후 6·25전쟁을 겪으면서 경원선 일대는 백마고지 전투 등 군사적 대립이 가장 첨예한 지역이었고 현재도 남북의 병력이 가장 밀집된 곳이다.
경원선은 그야말로 우리 민족의 기쁨과 슬픔이 함께 서려 있는 애환의 상징이 되었다. 지난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로 발표된 판문점선언을 계기로 경의선(개성~신의주 400㎞)과 동해선(금강산~두만강 800㎞)에 대한 철도 공동조사가 이루어지는 등 남북철도 연결 사업이 다시 평화의 훈풍을 타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경원선(서울~원산 223.7㎞) 복원은 4·27 판문점선언에서 제외되면서 이번 공동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경원선은 경인선과 함께 동·서해를 잇는 간선 철도로 한반도의 철도가 X자 모양을 이루는 역할을 하였다. 함경선과 이어져 두만강 연안에 이르고, 국경을 지나면 대륙 철도에 접속되어 산업·군사상 막중한 위치를 점했었다.
현재도 동서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의 환경·관광벨트로 연결되고 궁예도성, 마식령 스키장, 금강산을 관광벨트로 연결할 수 있는 노선으로 꼽힌다. 특히 동해선에 비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이 훨씬 뛰어나다. 경원선은 북한 함경도에 있는 풍부한 자원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주요 교통수단일 뿐만 아니라, 경원선을 이용 시 선박을 이용한 물류비의 10분의 1 수준으로 러시아, 중국, 몽골을 넘어 유럽까지 수출입을 전개할 수 있기도 하다.
남측 구간과 더불어 북측의 군사분계선부터 평강까지 14.8㎞만 복원하면 북한의 평라선(간리~나진)과 연결할 수 있고, TSR 출발 지점인 러시아 하산역까지 연계가 가능하다. 시베리아횡단철도, 몽골횡단철도, 중국횡단철도로 연계되는 노선으로 세계 인구의 71%, 전 세계 GDP의 6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인 유라시아 대륙을 진출할 수 있는 최적의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경원선 남북철도는 반드시 연결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평화경제의 가늠자이자, 북방경제 성공의 열쇠이다. 경원선을 타고 금강산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는 날 또한 기대해본다.
하수진 열린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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