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다 보면 앞차에서 손을 내밀고 담배를 피운다. 대부분 꽁초를 밖으로 던져버린다. 도로에 담배꽁초 하나쯤이야 표시나지도 않아서일까? 내차만 깨끗하면 된다는 생각일까? 묻고 싶다.
신호가 몇 번 바뀔 정도로 좌회전 차량이 늘어서 있다. 차 한 대가 끼어든다. 중요한 회의 때문일까, 비행기 탑승시간이 다가오는 걸까? 적재함에 화물을 제대로 묶지도 않고 화물차가 차선을 넘나든다. 예전에 반대편 화물차에서 날아온 합판이 사이드미러를 박살 낸 적이 있다. 재수 없으면 일어나는 사고라 생각하는 걸까? 다른 사람의 생명보다 먹고사는 생존이 더 중요한 걸까? 아파트 주차장은 늦은 시간이면 빈 곳을 찾기 어렵다. 그런데, 이미 일렬주차된 차량 때문에 비어 있는 주차공간조차 주차하기 어렵다. 주차하기 귀찮아서일까? 아니면 나만 편하게 나가면 되는 걸까? 흡연자들은 담배꽁초를 거리낌 없이 거리에 던진다. 누군가 청소해서일까? 쓰레기통이 없으니 들고 갈 수 없어서일까? 시청은 왜 쓰레기통을 설치하지 않을까? 묻고 싶다. 게다가 몸속의 찌꺼기를 토해내듯 가래침을 거리에 뱉어 버린다.
몇 년 전 외국연수 중 일행의 그런 행동에 깜짝 놀라던 외국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흡연 후 불편함을 어쩔 수 없어서일까. 남들에게는 더럽다는 것을 모르는 걸까. 버스나 전철을 타면 대부분 백팩을 메고 고개를 숙이고 폰만 들여다보고 있다. 게임에, 웹툰에, 뉴스에 집중하는 걸까? 뒷사람은 불편하거나 말거나라는 생각일까?
왜 그럴까 묻고 싶은 것들, 일상의 사소한 불쾌함과 불편함. 그런데 이런 불편함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평범한 이웃이다. 마음씨 좋은 아저씨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고, 친절한 어르신이다. 그렇다면, 왜 나만의 편안함만 생각하고 남의 불편함은 의식하지 않을까? 군중(群衆)속에서는 그저 자신만의 욕심만 챙기면 되는 걸까? 묻고 싶다.
남을 위한, 公益을 위한 배려와 양보가 필요하다. 담배꽁초 버리기, 얌체 끼어들기, 불량 화물 적재, 침 뱉기, 주차장이나 대중교통에서의 이기심 등은 옳은 행동이 아니다. ‘작은’ 이기심이 다른 사람들에게 ‘큰’ 불편함과 불쾌감을 주고 다수의 이익을 해치는 행동일 뿐이다. 공심약비사심 하사불변(公心若比私心 何事不辨). ‘공익(公益)을 위하는 마음이 사익을 챙기는 마음과 비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인들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못하겠는가’. 명심보감(明心寶鑑)의 가르침이다. 공공(公共)의 행복과 이익을 개인의 욕심이나 이익보다 우선 생각한다면, 남을 위해 조금만 배려하고 양보한다면, 사회적 갈등과 분쟁도 줄어들지 않을까. 다음 세대는 ‘우리’라는 공동체를 우선하는 사회, ‘공익’이라는 가치를 우선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손철옥 수원녹색소비자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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