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목장,
땅은 쓰러지는 나무를 큰 울림으로 끌어안았다
철길 위 기차는 목청껏 땅을 울리며 지나갔다
어둠속 저 멀리서 수천 만 마리의 말발굽소리가 달려왔다
그 예감은 마치 어둠 속에서 덮칠 듯 노려보는
맹수의 울음이었다
그때 몸은 공명통이 되어 땅의 울음을 받아들였다
한반도 꼬리가 불안하다
판의 경계가 멀어 안전지대라 배운 지식을 삭제시킨다
불의 고리가 뒤척일 때
진앙지에서 달려온 땅울림이 육지로 번지고
아파트가 피사의 탑처럼 기운다
땅이 운다
그들의 부호를 알 수가 없다
임향자
충남 보령 출생. 2016년 <창작21> 시부문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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