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아무 조건없이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신년사 통해 전격 제의… 첫 ‘완전한 비핵화’ 육성 언급
“언제든 美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 북미정상회담 시사
“적극 환영” vs “진전된 입장 없어”… 여야 반응 엇갈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남북경협의 대표적 현안인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조건과 대가없이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TV를 통해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육성으로 ‘비핵화’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새해 북한 통치의 기본 방향을 ‘평화’와 ‘경제’에 방점을 찍었으며 특히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천명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

우선 김 위원장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는 가운데 남북경협의 상징이며 북한에 실질적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줬던 양대사업을 재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는 별개로 남북 간 교류·협력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아무런 전제 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며 “북남이 겨레의 단합된 힘에 의거한다면 제재와 압박도, 도전과 시련도 민족 번영의 활로를 열어나가려는 우리 앞길을 가로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남북관계의 추가 진전과 협력 강화를 지렛대 삼아 북미대화 재개를 통해 대북 제재국면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한 북미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의사도 전했다. 그는 “지난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문제해결의 빠른 방도에 대해 인식을 함께했다”며 “언제든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고,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가운데 여야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남북·미북 관계 등의 입장을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 및 남북관계 개선을 향한 확고한 의지를 분명히 밝힌 점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며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남북군사분야합의서를 사실상의 불가침선언으로 의미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도 “김 위원장이 비록 (미국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상응조치가 없다면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지만 큰 틀에서 한반도 평화와 경제건설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고 환영?고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 역시 “김 위원장은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대북 압박 기조가 유지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협박성 경고까지 했다. 종전의 입장을 그대로 되풀이한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와 개혁개방을 이끌어 내는데 진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김 위원장이 또다시 밝힌 ‘완전한 비핵화’, 언제까지 말로만 의지를 밝히고 말로만 환영해야 하는가”면서 “20여 년 전의 약속, 의사, 의지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강해인ㆍ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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