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뻔 했던 우리말의 역사를 담은 영화 <말모이>가 오는 9일 개봉한다.
말모이는 사전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주시경 선생이 한일합병 초기인 1911년에 시작했으나, 선생의 죽음으로 미완성된 최초의 국어사전 원고를 일컫는 말이자, 영화 속에서 조선어학회가 사전을 만들기 위해 일제의 감시를 피해 전국의 우리말을 모았던 비밀 작전의 이름이다.
영화는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이 극에 달했던 1940년대 경성을 무대로 한다. 전국 각급 학교에서 우리말 사용과 교육이 금지되고 일본어를 가르치고 배웠던 시대였지만,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께 싸운 때 이기도 하다.
1929년부터 조선어학회에 의해 재개된 사전 편찬 작업으로 전국의 사투리를 모아 공청회를 거치는 ‘말모이’ 완수를 마지막 순서로 남겨 놓았던 시기, 점점 더 극악해지는 일제의 감시망을 피해 말모이를 지키기 위한 여정은 그 자체로 극적이고 흥미롭다.
전국 각지의 어린 학생들부터 지식인들까지. 나이와 성별, 지식 유무를 떠나 조선인이기에 말모이에 마음을 모았던 이들의 이야기는 말이 왜 민족의 정신인지, 사전을 만드는 것이 왜 나라를 지키는 일인지 자연스러운 공감으로 이어진다.
빈틈 없는 연기의 유해진과 윤계상이 각각 까막눈 김판수와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으로 분했다. 여기에 김홍파, 우현, 김태훈, 김선영, 민진웅, 송영창, 허성태 등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연기파 배우들이 영화의 구석구석을 채웠다. 12세 관람가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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