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주목한 전쟁 재난 실화 이야기 영화 ‘가버나움’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 나를 태어나게 했으니까요.”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골든글로브 등을 수상하며 극찬을 받은 영화 <가버나움>이 오는 24일 개봉한다. 아랍 여성 감독 나딘 라바키가 연출한 이 영화는 지난 2013년 시리아 난민들의 중동지역 유혈사태를 집중 조명하는 전쟁 재난실화 이야기다.

<가버나움>은 출생기록조차 없이 살아온 12살 소년 ‘자인’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출생기록조차 없이 살고 있는 자인이 칼로 사람을 찌르고 교도소에 갇혀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을 126분의 필름 안에 담는다. 여동생 ‘사하르’(하이타 아이잠)를 호시탐탐 노리는 아저씨와 딸을 팔려는 부모에게서 분노를 느낀 자인이 동생을 빼앗긴 뒤 레바논 베이루트 거리로 나와 척박한 삶을 이어나가려는 노력들이 먹먹하게 그려진다.

특히 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현지인들로 구성돼 보는 이들이 더욱 레바논 현실을 이해할 수 있다. 극 중 ‘자인’을 연기한 자인 알 라피아는 생계를 위해 여러 일을 전전하던 시리아 난민으로 베이루트 지역에서 캐스팅됐다. 또 라힐 역의 요르다노스 시프로우는 실제 길거리 구두닦이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불법 체류자로 영화 촬영 도중 체포됐다가 제작진의 도움으로 석방되기까지 했다. 오랜 경력의 연기자들조차 꺼내놓기 힘든 진정성 있는 연기가 이들에게서 나왔던 이유다. 15세관람가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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