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새해는 아직 추운 날씨지만 이렇듯 차가운 기온에서도 땅속에선 생명을 움 틔우기 위한 식물들의 작업이 바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식물은 지구 상의 모든 생명을 살아있게 하는 근간이다. 오늘날 지구 상의 야생동물은 개발과 오염으로 인해 매년 2만 5천~5만 종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학자들은 공룡의 멸종 이후 지구의 여섯 번째 대멸종이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녹색식물로부터 순환되어온 생명의 사슬, 인간의 끝없는 이윤추구와 이기심이 부른 환경파괴로 그 순환 고리가 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자동자 등 과학적 성취를 이룬 현대문명을 인간은 자랑하지만 이는 녹색식물이 공기 중의 산소와 지상의 탄소화합물로 지구 생명체에게 생명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는 일에 견줄 바가 못 된다. 광합성 과정은 지구가 탄생한 지 약 10억 년 뒤에 생겨난 것으로 추측되며 녹색식물이 빛에너지를 이용해 무기물(이산화탄소, 물)로부터 유기물을 합성하는 작용이다. 식물은 잎에 있는 수백만 개의 기공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고 산소를 내뿜는다. 지구의 모든 녹색식물들이 매일같이 이 놀라운 광합성 작용으로 인간과 동물들에게 산소와 먹이를 제공해 주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지구의 부조화와 불균형을 바로 잡는 해답을 생명산업인 농업과 녹색식물에서 찾을 수 있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녹색식물의 광합성은 농업이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지니게 한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발표한 경기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환산하면 약 5조 1천억 원에 달한다. 이산화탄소 흡수, 지구 온난화로 더워지는 도시를 냉방 시키는 증발산 효과 등 기후순화 기능이 1조 3천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외에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과 환경보전, 식량안보, 도시문제 완화, 균형적 경제발전 등의 공익적 가치를 들 수 있다. 최근에는 원예치료, 반려식물 등 식물을 통한 영적인 충만감을 느끼며 행복해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식물의 정신세계를 공동 집필한 피터 톰킨스와 크리스토퍼 버드는 “이 행성을 오염과 부패로부터 구출하여 다시금 푸른 본래의 낙원으로 환원시키려는 대역사를 벌이는 데 있어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식물이 인간과 협력할 뜻을 지니고 있으며 또한 그런 능력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아름다운 지구를 만들어 주는 녹색식물에게 인간과 공존하려는 의지가 아직 남아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오늘 퇴근길에 근처 꽃집이나 마트에 들러서 겨울이지만 예쁜 꽃을 피우거나 건강한 녹색 잎을 자랑하는 관엽, 난, 선인장ㆍ다육식물 등의 화초를 집으로 가져와 정성껏 키워보자. 작은 실천부터 시작되어 모두가 녹색식물의 위대한 생명 창조 활동의 메시지를 되새기는 가운데, 지구 생명체 간의 소통과 조화가 한껏 고양되는 시대가 새롭게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조창휘 경기도농업기술원 소득자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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