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시, 300만 도시다워야

지난 2016년 인천의 총인구가 300만을 넘어서면서 공개적으로는 300만 도시를 선언하고 다양한 축하행사를 하였다. 행정안전부는 295만을 기록하면서 2021년에 3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측하여 실·국을 1개 늘리는 등 300만 예우를 미리 했다. 그러나 공식통계에서 제외되는 외국인 10만 명을 제외하면 지난해 12월 기준 행정안전부가 공시한 인천인구는 295만 4천 642명이다. 예측이 빗나가면서 300만 공식 도시는 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조기 달성을 위한 도시개발 등과 같은 무리수를 두는 모습이 안타깝다.

인구 300만은 양적 규모 면에서도 세계적인 도시로서 뒤지지 않으며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통계청 자료(2015년 인구 기준)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서 300만 명이 넘는 도시는 68개에 불과하고,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뉴욕, 시카고 등이며, 유럽의 런던, 베를린, 마드리드 등 전 세계 최고 도시들만이 300만을 넘는다. 그러나 양적인 규모보다는 도시의 질적인 수준이 더 중요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세계 300만 도시는 각기 특색을 가지고 그 나름대로 대도시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다 하면서 국가와 세계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매력적인 도시로서 살고 싶은 도시로서 주목을 받고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과연 인천은 양적인 규모를 떠나 질적으로 세계적 300만 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은 그렇지 못하다.

가장 먼저 자족적이며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기보다는 아직도 서울 종속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항이래 오랫동안 지속된 종속성은 더욱더 강화되는 서글픈 모습이다. 행정의 종속성은 차치하고라도 인천이 지향하는 서울 접근성의 강화로 그 종속성은 공고해 지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통일시대와 환황해시대를 근간으로 자족성을 확보하며 중추적 역할에 필요한 남북 발전 축의 구축은 요원하기만 하다.

인천인구의 외형적 양적 증가에 비해 인구의 증가내용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금융위기와 부동산 불경기 시대에 서울 등지에서 고령인구가 대거 유입되었으며 주로 원도심에 집중했다. 이는 일자리를 찾아 유입한 고급 노동력이 아니라 자치단체에 재정 부담을 유발하여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원도심과 신도시 간의 양극화는 물론 시가지내에서의 자치단체 간의 재정자립도와 산업구조의 양극화의 모습으로 도시문제는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전 세계의 각 도시는 과거의 고도성장보다는 저성장을 경험하면서 인구의 양적 증대보다는 삶이 질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인천시도 서울에 의존하는 구습의 테두리를 벗어나면서 자족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 축을 확보해야 한다. 조급한 300만 도시 달성을 위해 무리한 도시개발과 서울 종속성을 가속하는 인프라 구축 등과 같은 유혹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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