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모순을 융합하는 소통

公職(공직)과 골프에서 잘 되려면 어깨의 힘을 빼라고 한다. 주말골퍼가 어깨 힘을 빼는데 3년이 걸린다고 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으려면 소금 3가마를 함께 먹어야 한다고 한다. 즉 3년을 함께해야 서로를 알게 된다고 한다. 공직은 세월이 갈수록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구조다. 그래서 신발가게 주인의 합리적 판매 전략을회고해 본다.

지금 그 상표가 남아있을지 모르지만 1960년대 검정고무신의 상표 두 가지가 기억난다. 말표와 기차표다. 천리마처럼 천리길도 한걸음으로 시작하자는 의미라고 푼다. 기차처럼 쉼 없이 먼 길을 내달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제 신발을 사러 온 손님에게 가게 주인이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자.

아들에게 신발을 신켜 본 엄마가 말한다. 엄마 : 신발이 조금 작은 것 같아요. 주인 : 이 신발은 부드러워서 잘 늘어납니다. 아빠 : 이 신발은 조금 커서 발이 빙빙 돌아갈 것 같군요. 주인 : 아이들 발이 금방 크므로 신발은 조금 큰듯해야 1년 후에도 편안하지요. 이는

마치 장터에서 만나는 창과 방패를 파는 장사꾼이다. 이 창은 세상에 못 뚫을 방패가 없지요. 그리고 이 방패는 세상에 못 막을 창이 없지요. 구경꾼 : 그럼 이 창으로 이 방패를 공격하면 어떻게 되나요? 그래서 나온 말이 矛盾(모순)이다. 신발은 작은 듯해야 늘어나서 잘 맞는다 하고 다시 이쪽 손님에게는신발은 조금 커야 발이 자랐을 때 딱 맞는다고 하는 것 또한모순이다.

우리의 실생활에서 상대편의 기분을 올리는 화법이 있고 말할수록 손해를 보는 설화(舌禍)가 많다. 가슴속에서는 상대방의 말에 공감을 하면서도 말로는 ‘에이, 이 사람아! 그게 아니고….’라고 말을 끊기도 한다. 이런 경우 가급적 ‘당신의 말에 공감하면서…’로 대화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참 좋은 의견에 내 생각을 첨언하자면…”도 좋겠다.

이제 새롭게 해야 할 일이 생겼다. 고무신이 작으면 작은 대로 맞추어신고구두가 크면 큰대로 끈을 조금 조여서적응해야겠다. 공직 초임의 자세로 매일아침을 즐겁게 맞이하고 평온한 저녁을 기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 남은 힘도 없지만 어깨 힘은 더 빼고 더 넓게 가슴을펴고 앞으로 나가야겠다.

이강석 전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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