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토인비는 산업혁명을 점진적이고 연속적인 기술혁신의 과정이라 했다. 이 말은 산업의 변천 과정을 통해 그 연관성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즉, 1차 산업은 농ㆍ수산업을 근간으로 하는 자연의존 산업, 2차 산업은 공업 중심의 제조업, 3차 산업은 서비스업을 근간으로 하는 사람들의 편리한 생활을 도와주는 산업, 4차 산업은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을 말한다.
4차 산업을 선도하는 융합기술 기반 ICT 분야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요즘 우리나라를 ICT좀비국가라고 한다. 국가지원 예산만 삼키는 좀비기업은 들어보았으나, 4차 산업의 중심인 ICT좀비국가란 말은 생경하기도 하나 엄연한 현실이다. 4차 산업 선진국인 미국, 일본은 물론 이미 우리나라를 추월하고 있는 중국과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비해 유독 우리나라만 각종 규제와 이해득실에 얽매어 해외로 빠져나가거나 외국기업에 매각하는 등 신성장동력이 힘을 못 쓰고 있는 실정이라 더욱더 그렇다.
그 이유는 신산업ㆍ신서비스 육성을 가로막고 있는 각종 규제로 설 땅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막상 기득권자들의 저항에 부딪히면 이 핑계 저 핑계로 규제개혁을 머뭇거리기 일쑤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문제를 직시하여 대통령 직속으로‘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출범시켜, 인공지능ㆍICT 등 핵심기술 확보를 통한 신산업ㆍ신서비스 육성에 관한 사항 등을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위원회에서는 본래의 설립 취지를 살려 각종 규제 철폐에 온 힘을 쏟아 ICT좀비국가라는 오명을 씻어 내야 할 책무가 있다. 그것이 곧 존재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새해를 맞이하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선(先)허용·후(後)규제’방식의‘규제 샌드박스’제도를 선보여 엄청난 호응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또 얼마 전 대통령도 벤처기업가와의 청와대 간담회를 통해 각종 규제 철폐 및 지원에 대해 약속을 하면서 혁신성장을 설파했다. 혁신이란 끊임없이 충돌하고 융합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혁신성장은 기업의 혁신을 촉발해 경제 발전을 꾀하는 공급중심 정책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자리 확보와 공급을 위한 사람중심 일자리 정책의 실천이기도 하다.
규제에 얽매어 뒷짐 지고 있는 이 순간에도 ICT산업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자칫 전 정부에서 크게 강조되었다가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미래창조과학부’와 ‘창조혁신센터’를 생각해 보면 일면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신성장동력은 정치적인 부침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지속적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무영 하남시취업지원학교 교수ㆍ이학박사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