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빈국서 국민소득 3만달러 국가로
선진국 관문 ‘30-50클럽’ 가입 조명
대화체 형식의 소설… 재미 더해
홍상화 작가가 소설 <30-50 클럽>(한국문학사 刊)으로 돌아왔다.
전작 <거품시대>(한국문학사 刊)에서 고도성장의 그늘과 인간의 욕망을 보여줬다면, 신작에서는 세계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지난해 선진국의 관문이라 불리는 ‘30-50 클럽’에 일곱 번째 국가로 가입한 것을 화두로 삼고 있다. 30-50 클럽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이면서 인구 5천만 명 이상인 국가를 뜻하는 용어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작가는 한국이 30-50 클럽에 들어선 것에 집중하고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세계의 정치ㆍ경제적 역학 관계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대응방식도 명확하게 제시한다.
무엇보다 앞서 가입한 여섯 국가인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는 모두 식민지를 착취한 덕분에 자본을 축적할 수 있었지만, 한국은 피식민지로서 착취를 당하면서도 자본을 축적한 결과 그 어려운 관문을 뚫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리고 이 기적 같은 성공 요인을 집요하게 파헤쳐가며 독자들을 소설 속으로 끌어들인다.
총 4부로 구성돼 있는 소설은 대화체 형식을 취해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알기 쉽게 전달한다. 제1부와 제2부는 재미 경제학자와 소설가와의 심층 대담이며, 제3부와 제4부는 경제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중국 전문가와 소설가와의 깊이 있는 대화록이다.
제1부 ‘한국의 국가 지도력, 미국을 뛰어넘다(1961~2016)’와 제2부 ‘세계로 뻗는 한국,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어디로 가는가?(2017~2018)’를 통해 작가는 한국의 30-50 클럽 가입의 성공 요인으로,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지도자보다도 더 뛰어난 한국 지도자들의 지도력을 들고 있다.
박정희부터 시작해서 현 정부까지의 통치 결과 30-50 클럽 가입이라는 성공의 길로, 미국은 케네디부터 트럼프까지의 통치 결과 현재 약 21조 달러의 부채를 진 국가로 실패의 길을 걷고 있음을 예로 들고 있다.
제3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그 사이 한국의 선택은?’과 제4부 ‘미·중 간의 경제전쟁과 한반도 비핵화의 길’은 세계 제패라는 야망을 품고 급부상한 중국과 이를 견제하는 미국 간의 헤게모니 쟁탈전이 ‘경제전쟁’이라는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이를 더 극대화시킨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그 해법도 모색하고 있다.
끝으로 작가는 한국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동시에 장밋빛 환상에 취해 안주하게 되면 이내 추락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아울러 세계의 모든 나라가 배우려고 하는 우리의 ‘성공 비결’을 확대?발전시킴으로써 향후 40-50 클럽 가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작가는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장편 <피와 불>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거품시대> <불감시대> <정보원> <사람의 멍에> <전쟁을 이긴 두 여인> 등 다수를 집필했다. 2005년 소설 <동백꽃>으로 제12회 이수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문예지 <한국문학> 주간과 인천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값 6천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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