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미국은 북한을 親美지대로 편입할까

2007년 여름 황장엽 선생의 수양딸인 박명애의 안내를 받아 테해란로 삼성빌딩으로 들어갔다.

3개 부처 보안 검색을 통과하여 황장엽 선생 은거처에 도달했다.

한눈에 봐도 역사에 남을 대학자임을 알 수 있었다. 그때는 노무현 정권기간 이기에 처우가 말이 아니었다. 차라리 감옥이라고나 할까? 망명자를 이렇게 대우해도 되는 것인지 놀라웠다. 그분은 그런 자기 신세를 아랑곳하지 않고 찬찬하면서도 힘있게 자기의 민족관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망명 직전 북한의 서열 2인자인 그가 김정일과 매일 친미 친중을 놓고 다툼을 벌였다고 한다. 황 선생은 북한 인민을 살리기 위해서는 친중만이 살길이라 하고 김정일은 친미 해야 한다고 했다. 1인자와 2인자 사이에 국가의 가장 중요한 의제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니 약자인 황 선생은 망명을 택하여 자기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황장엽 선생의 망명은 1997년에 이루어진다. 여기서 우리가 깜짝 놀라운 사실은 김정일이가 친미 하겠다는 대목이다. 그전 김일성은 1991년도에 김용순을 워싱턴에 보내 켄터 차관보와 양자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안 할 테니 친미지대로 받아주길 요청한다고 했다.

김정은은 할아버지, 아버지가 친미 지대화 하고자 하는데 손자, 아들이 다른 입장을 취하리라고 보기에는 부자연스럽다.

이제 곧 주지한 바와 같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열리게 된다. 기대 이상의 수락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전선언을 뛰어넘는 그 무엇, 바로 연락 사무소 설치가 합의될 것으로 본다. 연락 사무소는 클린턴, 부시 모두가 바다던 바이다. 특히 아들 부시 때는 6자회담이 성공적으로 마치고 미북 정상회담설이 나왔을 때 미국 측 6자회담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이 말하길 미국에는 두 개의 정부가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른바 네오콘들의 장난으로 일이 그르쳤다고 한탄 섞인 인터뷰를 했다.

그들 네오콘들은 북한을 아직 친미지대로 하기에는 이르다. 좀 더 대중국 포위전략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다. 그 후 오바마에게 이르러서는 소위 일컬어지는 ‘전략적 인내’의 10년 세월을 보내야 했던 것이다. 미국은 10년 동안 동북아 우호국에 신무기를 어느 정도 배치완료 했다고 보여진다. 그 중 사드는 눈에 보이는 것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들 드디어 트럼프는 1년간 북한을 코너에 몰아놓고 전쟁 여론을 조성하는데 성공했고, 그 후 2년차에는 김정은 입장에서 더는 못 견디겠다는 듯 평화 메시지를 들고 나오게 하여 미국과 트럼프가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이러한 한반도 기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좀 더 질 높은 행복을 추구하면 그만이다. 내 차가 평양에 주차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진후 고구려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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