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핵시설·ICBM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 작성
대북제재 완화·북미 수교 등 보상 조치 협상 테이블 ‘주목’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북미 정상은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비핵화 조치와 보상을 주고받는 ‘세기의 핵 담판’을 벌인다.
하노이 현지에서 북미가 나흘째 진행한 실무협상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 여부와 미국 상응 조치의 윤곽이 잡힌다. 한반도 평화와 미래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김정은-트럼프, 하노이행… 실무진 막판 ‘밀당’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23일 오후 평양역에서 전용 특별열차를 타고 출발했다고 24일 보도했다.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4천500km의 거리를 60여 시간 동안 사실상 열차로만 달리는 대장정이다.
김 위원장의 북미 회담 여정에는 여동생이자 최측근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북미 고위급 협상 대표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수용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 대미 외교안보라인이 총출동했다.
김 위원장은 26일 새벽쯤 동당역에서 전용차로 갈아탄 뒤 같은 날 오전 하노이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5일(현지시간) 워싱턴을 떠나 26일 밤쯤 하노이에 도착할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이 동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은 27~28일 1박 2일간 진행된다. 비핵화와 평화정착의 ‘총론’에 합의했던 1차 회담보다 구체적인 이행 조치를 ‘각론’에서 합의해야 하는 2차 회담의 복잡성과 중요성을 고려한 일정이다.
■완전한 비핵화 위한 단계적 로드맵 ‘관건’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하노이 파르크호텔에서 만나 약 2시간 반가량 접촉했다.
북미 실무회담 의제와 성과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 당국자들의 언급을 종합하면 북한의 비핵화 조치로는 영변 핵시설과 동창리·풍계리 핵·미사일 실험장 폐기·검증과 핵·생화학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생산 동결, 그리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 로드맵(일정표) 작성 등이 모두 의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이 이행하는 단계적 조치에 맞춰 평화·종전선언 및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와 남북경협 일부 재개 ㆍ대북제재 완화 및 해제, 북미 수교 등의 보상 조치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은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 핵심 의제인 ‘비핵화’의 개념과 대상에 대한 협의도 진행되고 있다. 비핵화가 북핵 폐기인지, 미국의 핵우산 제거를 포함하는 개념인지에 따라 협상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중대 논점이다. 북미는 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직전까지 의제 조율과 합의문 작성을 위해 줄다리기와 밀당을 이어갈 전망이다.
강해인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