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제로페이의 시작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경영 어려움을 완화하고자 추진하는 제로페이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제로페이를 도입한 소상공인들은 사용하는 고객들이 별로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소비자들은 제로페이를 어디서 쓸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많은 고객이 사용하면 소상공인들은 알아서 준비를 할 것이라는 말도 타당하고, 어디서나 결제가 가능해지면 소비자는 저절로 사용할 것이라는 말도 타당하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의 제로페이 사용 활성화를 위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말도 한다.

어찌 보면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와 같아 보이는 이 문제에 대해, 정부는 우선 대상 가맹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기껏 홍보를 하였는데, 결제점포를 못 찾으면 난감하지 않겠는가? 사전에 충분한 준비 없이 시행했다가 어려움을 겪은 사례를 우리는 너무도 많이 경험해보았다.

그렇다면, 소상공인은 왜 제로페이를 사용해야 하는가? 우선, 다양한 결제수단을 사전에 준비해 놓는 것은 분명 유리할 수 있다. 요즘처럼 현금이나 카드도 안 가지고 다니는 시기에, 스마트폰 하나로 가능한 결제시스템의 사용은 낯선 풍경만은 아닐 것이다. 이미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결제하는 것을 상인 분들도 보았다고 말씀하신다. 두 번째로는 수수료율을 획기적으로 낮춘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카드결제 수수료율 상한을 2.5%에서 2.3%까지 낮추고, 우대수수료율 적용범위를 연매출 5억 원 이하에서 30억 원 이하로 확대하는 등 비용부담을 완화하였지만, 수수료는 매출액에 따라 적용됨에 따라 작은 비율차이도 결국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 번째로는 각종 결제사별로 별도의 결제키트를 준비할 필요가 없이, 제로페이 키트 하나면 된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보급 초기에 카드사별로 별도의 단말기를 보유했던 것처럼, 현재의 스마트페이는 결제사별로 별도의 QR코드가 필요하다. 그러나 제로페이는 통합 QR코드를 사용함에 따라, 다양한 결제사의 방식을 한 번에 흡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에게는 어떤 이익이 있을까? 소비자는 제로페이를 위해 별도로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현재 익숙한 스마트페이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사용액의 4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어 현금결제에 비해 오히려 더 많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더 다양한 혜택을 검토하고 있다.

제로페이, 이제 시작이기에 부족한 점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어색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익숙해지면 제로페이는 분명히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시장 상인 분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온누리 상품권은 뭐 안 그랬나? 처음엔 다 불편했지만, 이제는 많이들 사용하고, 너무나 친숙해졌는데…”.

백운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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