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여행, 그리고 버킷 리스트

“삶의 기쁨을 찾게나”(Find the joy in your life). 요즘 ‘버킷 리스트(The Bucket List)’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버킷 리스트’의 뜻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을 작성해 보는 것이다. 요즘 중년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는 말이다. 이 말을 들으면 숙연해지는 건 우리의 삶을 예측 못 하기 때문 아닐까.

프랑스를 소재로 한 롤라이너 감독의 <버킷리스트> 영화는 2008년 1월11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첫 개봉을 하고, 이어 한국에서는 2008년 4월9일에 개봉됐다. 4천500만 달러 흥행을 안겨 준 영화이다.

카터는 ‘버킷리스트’, 혹은 죽기 전에 해야 할 일 리스트를 쓰기 시작한다. 갑상선암으로 그가 살아갈 날이 일 년조차 남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은 뒤, 그는 ‘버킷리스트’를 버린다. 다음날 에드워드의 설득으로 두 사람은 세계여행을 떠난다. 그 뒤로 카터는 버킷리스트에 있는 ‘눈물이 날 때까지 웃기’ 항목을 지운다. 그리고 에드워드에게 남은 항목들을 “혼자마저 끝내라”고 유언한다. 카터는 수술을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고 그는 결국 수술대 위에서 숨을 거둔다. 그리고 에드워드는 버킷 리스트의 마지막 항목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에게 키스하기’를 지운다.

카터의 장례식에서 에드워드는 추도 연설을 한다, 그는 카터와 낯선 사람으로 만났지만 카터의 마지막 세 달은 그의 인생 최고의 시간들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는 ‘낯선 사람을 도와주기’ 항목을 버킷리스트에서 지운다.

우리는 살아온 것들을 한 가지씩 지우며 산다. 그리고 미래를 소망한다. 한 치의 예측 못 할 삶을 우리는 무엇을 소망하며 사는가, 노인복지관 어르신들에게 ‘자서전 쓰기’를 강의하며 자신들의 지나온 발자취를 한 권의 자서전으로 묶고, 앞으로 사는 삶은, 덤으로 ‘제2의 생’이라고 생각하며 조심조심 살아가시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디서 태어나 어디로 가는지, 누구를 만나고 누굴 지울 것인지, 오늘도 시계는 간다. 어느새 굵은 주름이 이력처럼 남아있다. 산수유는 웃고 청매화가 편지를 보내왔다.

송유나 서울사회복지대학원 교수ㆍ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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