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거래와 상생

수원시의회가 보도자료를 냈다. “(화성 ‘함백산 메모리얼파크’) 사업에 반대하지 않겠다”. 10년 끈 ‘화장장 논란’에 대한 입장이다. 수년간의 반대 입장을 접는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강조한 것이 상생이다. 현안을 같이 해결해가자고 한다. 해당 지역민의 반대는 여전하다. 곧바로 1인 시위가 시작됐다. 그래도 시의회는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 반대 주민을 설득해가겠다고 한다. 적어도 수원 시민에게는 전향적 결정으로 여겨진다. ▶상생의 상대방은 화성시다. 당연히 주목된 게 화성 반응이다. 아름 아름 분위기가 전해진다. 냉랭하다. 생색 내기용이라는 비난이 많다. 숟가락 얹으려는 행태라는 비아냥도 있다. “다 끝난 마당에 이제 와서 뭔 소리냐”. 실제로 화장장 사업은 착공만 남겨두고 있는 단계다. 각종 이의제기는 오래전에 끝났다. 환경영향평가도 끝났다. 화성시장을 걸었던 행정소송도 끝났다. 그래서 나오는 화성의 소리다. ‘실컷 방해하더니 이제야…’ ▶화성시 태도가 되레 강경해졌다. 수원시 공무원들이 화성시의회를 방문했다. 또 다른 현안인 경계 조정 문제 해결을 위해서다. 화성시가 4가지 요구를 제시했다. 화성 경계에 추진하는 음식물자원화 시설 지하화, 수원시가 변경한 인접 지하차도의 원상복구, 수인선 협궤 터널 공동 개발, 지역 간 버스노선 확보 등이다. 수원시가 난감해한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한다. 혹 떼려다 혹 붙인 셈이다. 두 시의 앞날이 여전히 험하다. ▶‘거래’라면 천박해 보이나 보다. ‘상생’이라 해야 고상해 보이나 보다. 그런데 다를 게 있나. ‘주고받음’이란 본질은 매한가지다. 수원ㆍ화성 갈등은 이익의 충돌이다. 그 합의로 가는 길은 절충이다. 절충은 서로가 이익을 덜어 낼 때 가능하다. 참으로 어려운 수원시와 화성시 거래다. 그래서 처음이 중요하다. 하기야 이게 주민들만의 잘못인가. ‘정치’라는 이물질이 낄 때부터 꼬였는데…. ▶2015년 5월 21일 칼럼, ‘증명 안 된 다이옥신, 증명된 비행기 굉음’을 썼다. 현재 화장장과 미래 비행장에 상관관계였다. 끝말이 이랬다. -오늘도 서수원에서는 시위가 이어질 것이다. 정치선동과 주민불안이 맞물려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다. 득(得)과 실(失)을 따져보라는 칼럼쯤은 갈가리 찢겨 나갈 것이다. 1년짜리 정치가 100년짜리 미래를 망치고 있다-. 4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이 끝말에 덧붙일 게 아무것도 없다.

김종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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