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보석 같은 만남, 보석 같은 하루하루

내 인생은 내가 주인공인데…. 오늘은 누구를 만날까? 어떤 일들이 생길까? 알 수 없는 일들에 대한 하루의 시작이, 떠오르는 아침 햇살처럼 설레게 한다.

손자손녀들을 키워 주느라 시간이 없어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카톡으로 모아보았다.

“요즘도 바뻐?”, “경주 보문단지의 벚꽃이 흐드러졌을 텐데.. 느린 여행갈까?” 금방 5명의 친구들이 OK했다.

교직원 공제회 홈페이지에서 콘도를 예약한 뒤에, 지제역에서 SRT를 타고 신경주에 도착,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느린 여행’이라 명명하고 간단한 봇짐을 싸고 있는데, 준형아빠가 갑자기 일이 생겨 9명이 함께 하게 되었다. 이제 40줄에 들어선 아이들의 부모와는 30년 지기 친구들이고, 자식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매김을 잘 하는 것이 우리들의 첫 번째 기쁨이고 보람이고 행복이다. 활짝 피기 시작한 벚꽃더미 아래서 ‘꽃길만 걷자’라는 분홍색 홍보 전단지를 주워들면서 그 동안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았으니, 노후엔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며 즐거운 1박 2일의 여행을 마쳤다. 아직도 그 여운이 남아 있는데... 평택의 벚꽃이 분홍빛 꽃망울을 터트리려한다.

“꽃피려 하네...”

여고 친구의 카톡이 날아 왔다.

“그럼 목요일에 만날까?”

파크골프장에서 운동한 뒤에 점심 먹고 과일과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계획을 잡아 놓으니 후루룩...7명의 친구들이 ‘그러겠다’ 한다. 대부분 8살부터 함께한 친구들이니 60년 지기다.

토요일인 오늘, 나른한 오전을 보내고 장윤정 부부가 사회를 보는 ‘노래가 좋다’는 프로를 보며, 어쩌면 저리 노래를 잘 할까 부러워하고 있는데, 쌀국수를 먹으러 가자는 남편을 따라 시장에 갔다. 베트남 원주민이라는 간판과 메뉴판과 홀 서빙 하는 사람들을 보니 다른 나라에 여행가서 한 끼 먹는 기분이 들었다. 하얗고 예쁜 동남아 가족들을 보며, 잠깐~ 아주 잠깐~ 우리나라 인구문제를 나는 왜 떠 올리고 있는 것일까?

점심 후 남편은 친구네 집에 잠시 다녀 오겠다 기에, 나는 나의 첫 번째 제자가 운영하는 사무실로 갔다. 15살이었던 제자가 60이 살짝 넘으려하니, 이 또한 50년 가까이 나의 역사와 추억을 함께 한 보석 같은 귀한 인연이다. 차 한 잔 마시고 있는데, 3년 동안 주민자치 위원으로 함께 활동했던 젊은 사무장이 우리집 컴퓨터를 봐 주겠다는 카톡이 와서 시간 맞추어 집에 돌아 왔다. 신평동의 이야기며 주민들의 활동이며, 내가 다시 주민자치 위원의 활동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그립고 고마운 사람들의 얼굴들이 스쳐지나 간다.

새로운 사람을 다시 만나 알아가는 것도 좋겠지만, 옛 친구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조금씩 꺼내 보는 것이 나의 보석 같은 하루하루를 곱게 써 내려 가는 역사니까.

인정의 한자녀더갖기운동연합 평택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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