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경쟁과 축제의 차이

아침 저녁으로 아직도 날씨가 쌀쌀한 기운을 느끼게 하지만 한낮은 제법 따사로운 봄기운을 느끼게 한다. 봄은 겨우내 움츠렸던 사람들이 기지개를 켜고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동네 체육시설과 개방된 학교운동장, 체육공원 등 공공 체육시설에서는 주말이면 동문회와 각종 단체, 기업, 동호회 등이 주최하는 체육대회를 흔히 볼 수 있다. 체육활동은 이제 우리 국민들에게 일상 생활의 한 부분이 됐다.

▶생활 속에 자리잡은 체육활동은 개인의 건강증진과 더불어 가족과 사회 공동체를 화합케 하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만들 뿐만아니라 고령화 시대에 의료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국민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 생활체육은 전문체육으로 대변되는 엘리트 체육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생활체육은 경쟁이 필요 없이 남녀 노소 누구나 자신의 몸에 맞는 종목을 택해 운동을 즐기면 된다. 반대로 전문체육은 경쟁을 기본으로 순위를 가려 이를 진학과 취업, 진로의 척도로 활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사람들이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을 혼동하고 있다. 생활체육의 경우 과도한 경쟁이나 승부보다 동호인 또는 단체 구성원 간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을 겨루고 함께 즐기는 축제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때때로 생활체육 행사나 친목 도모의 체육대회 등에서 보면 과열경쟁으로 인해 축제가 난장판이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물론, 체육활동의 습성상 경쟁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 정도가 지나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전문체육은 경쟁과 순위 다툼을 통해 발전하고 존립한다. 최근 전문체육에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서 사회 일각에서는 순위경쟁을 구시대의 유물로 비하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소년체전과 전국체전 등 개인과 소속팀, 고장의 명예가 걸린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승패에 신경을 쓰지 말고 즐기고 돌아오라고도 한다. 개인의 진로와 미래가 걸려있는 전문체육의 속성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개인이 건강을 위해 하는 생활체육 활동은 그 어떤 대회이든 과도한 경쟁 보다는 축제로 즐겨야 한다. 그래야만 과도한 경쟁에서 오는 피로감 대신 즐기는 체육활동으로 심신이 함께 건강해질 수 있다. 전문체육은 반대로 선수 개인의 미래와 인생이 걸려있는 만큼 정직한 경쟁을 통해 훈련으로 흘린 땀과 눈물을 보상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이 지닌 서로 다른 가치인 것이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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