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년대 중반 중국에는 아편이 성행했다. 당시 영국에서 중국의 비단·차·도자기에 대한 인기는 대단했다. 이에 영국의 돈은 끊임없이 청나라로 흘러갔다. 영국은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결국 아편을 몰래 청나라에 팔았고, 전쟁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른바 아편전쟁이다. 이후 중국은 홍콩을 영국에 넘기는 등의 불평등 조약인 난징조약까지 체결케 된다.
마약 탓에 전쟁이 발발함은 물론이고 굴욕적인 조약까지 맺는 ‘사건(史件)’이 벌어졌지만 2019년 대한민국 역시 마약 문제로 술렁대고 있다. 마약 파문이 연예계에서 재벌가까지 퍼지는 모양새다.
우선 클럽 버닝썬 VIP인 부유층 자제들이 마약 일탈과 성범죄를 저질렀고, 공권력이 그 뒤를 봐줬다는 의혹이 수사로 이어지고 있다. 버닝썬에 시선이 집중된 이유는 승리라는 연예인이 연루된 탓이다. 또 다른 강남 대형클럽에서도 마약을 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황하나 사건도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씨는 2015년에 마약으로 적발됐는데 무혐의를 받았고, 2018년엔 경찰에 황씨 마약 제보가 들어왔는데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두 번이나 기각해 수사 진행이 안 됐다. 다만 이번엔 구속 상태에서 수사 중이다. 이후 논란은 황씨의 한때 피앙세였던 박유천에게 옮겨졌다. 마약은 절대하지 않았다며 기자회견까지 가진 박유천은 국과수 감정 결과 양성반응이 나왔다.
SK그룹과 현대가 재벌 3세도 마약 투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가정주부나 학생 등 일반인까지 마약이 퍼져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온라인에서는 마약을 표현하는 은어가 넘치며 시중에 쉽게 유통되는 모습이다. 실제 트위터를 찾아보면 마약 생산자·유통자·공급자를 뜻하는 ‘가스배달꾼’의 부탁으로 ‘공장 일’을 마무리했다는 글, 대마·물뽕 등 ‘작업제’를 판매한다는 글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검거된 ‘가스배달꾼’(밀조·밀수·밀매사범 등 공급사범)은 2016년 4천36명, 2017년 3천955명, 2018년 3천292명 등으로 3천명이 훌쩍 넘는다. 이들로부터 압수한 양만 해도 평균 298kg 상당이다. 2015년도부터 우리나라는 이미 마약청정국 자격을 잃은 셈이다.
마약 중독은 투약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이나 연인에게도 고통과 피해가 미친다. 한때 천하를 호령했던 나라까지 휘청거리게 만들었던 역사적 교훈을 보라.
이명관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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