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의 취재로 담아낸 히틀러의 생생한 초상…‘아돌프 히틀러 결정판’

▲ 아돌프 히틀러 결정판1

역사적인 전범이자 전 세계를 분노와 공포에 떨게 한 아돌프 히틀러를 10여 년 간의 취재로 담아낸 책이 출판됐다.

<아돌프 히틀러 결정판>(페이퍼로드 刊)은 총 2편으로 나뉜 책으로 저자인 존 톨랜드가 히틀러의 비서와 부하 장군, 장관, 친구, 측근, 친족과 가족 등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와 미공개 일기, 서한, 공식 문서 등 방대한 자료를 사용해 집필했다.

이 책은 당시 히틀러를 둘러싼 주위 배경을 생생히 묘사했다. 선동, 광기, 통제로 대변할 수 있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조차 독일 국민은 병적으로 히틀러를 지지했고 점령지 국민과 유대인조차도 그런 행태를 띄기도 했다. 재밌는 점은 그에게 반기를 든 반대파들도 그의 비전에는 공감하고 있었고 반면 광신도 같던 그의 부하들도 뒤에서는 암투와 견제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홀로코스트를 옹호한 이들 중 홀로코스트가 최대한 고통을 주지 않는 인간적인 방법으로 학살을 한다는 데 감명을 받았다는 점도 적나라하게 드러내 충격을 선사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홀로코스트를 표면에 올려 고발한 이가 누구보다도 나치에 충성했던 SS친위대원 콘라트 모르겐이었다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히틀러 개인을 조명한 부분도 인상적인 구절이 많다. 청년 시절에는 연애의 끝에 동반자살을 기도하기도 했고 우연히 마주친 여성과 그 여성의 언니까지 합쳐 연애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정치인이 된 뒤에는 운전기사와 함께 밤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볼프’라는 가명을 쓴 채 여자들을 쫓기도 했고 몰래 미술 대학에 가 모델의 모습을 훔쳐보는 일도 종종 있었다. 근친이 빈번했던 히틀러의 가계답게 사촌 누이와 애매모호한 관계를 형성한 적도 있었고 공보관 한프슈탱글의 아내인 헬레네에게 청혼을 했다가 차인 과거도 존재했다.

이 책은 단순히 심층 취재를 통한 히틀러의 사생활과 당시 세계사를 조명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히틀러와 나치즘은 나폴레옹 이래로 지도자의 죽음과 동시에 이념 자체가 세상에서 사라지고 금기시 된 존재다. 또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는 히틀러의 시체 위에 쌓여진 시대인만큼 그의 파괴적 주장이 어떻게 한 시대를 선동했고 시대의 요청을 파고들었는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저자는 앞으로도 우리가 히틀러를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를 기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는 그와 같은 사람이 나타나선 안되기 때문이다. 값 3만8천 원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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