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 소리에 깨면 제일 먼저 스마트폰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검색한다. 외출하기 전에 마스크를 챙겨들며, 창문을 열어놓는 날보다 닫아놓는 날이 많아지면서 일상의 아침인사도 바뀌었다. “오늘 미세먼지 어때?”
미세먼지 걱정이 많은 요즘, 한때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뉴스의 해프닝이 떠오른다. 환기를 통해 실내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저감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 2016년 5월, 환경부 발표 보도자료는 조리대상에 따른 미세먼지 양을 검사해보니 고등어가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왜곡된 정보로 애꿎은 고등어가 수난을 겪었다.
많은 국민들이 미세먼지에 대한 국가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네 삶을 들여다보면 미세먼지의 주범은 아니더라도 ‘공범’같은 행동을 수없이 만난다. 오늘도 우리는 자동차로 출근길에 올라 일회용 컵에 담긴 커피 한잔을 들고 하루를 시작한다. 점심식사 후 잔반을 남기는 것도 다반사며,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입할 때 스티로폼이나 비닐랩으로 깔끔하게 포장된 것을 고른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쓰레기 종량제와 재활용품 분리수거제도가 시행된 지 10여년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분리수거 현장은 ‘대충 분류’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집집마다 쓰레기나 분리수거 양도 천차만별이다. 나는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미약해 보이지만 위대한 미세먼지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1995년 서울시는 제주시보다 공기의 질(미세먼지, PM10)이 2배가량 나빴었다. 하지만 지금은 두 도시의 공기의 질이 비슷해졌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감소 정책의 효과를 봤고, 제주시는 관광객의 급속한 유입으로 대기오염원이 증가했다는 전문가 분석이다.
환경은 누구를 탓하면 답이 없다. 나부터, 내 가정부터,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야 한다. 텀블러는 이제 나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내가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조동화 시인의 시처럼 환경을 사랑하는 우리의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변화를 이루는 날을 꿈꿔본다.
안혜영 경기도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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