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는 무기, 기마, 기후, 전염병 등에 의해 수차례 바뀌어왔지만 그 중 인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요소 중 하나로 글과 사상이 지목된다.
이처럼 현재의 인류와 문명을 만들어 낸 사상, 사상을 만들어 낸 글을 조명한 <글이 만든 세계>(까치 刊)가 출판됐다.
저자인 마틴 푸크너 하버드대 영문학과 교수는 우리가 글을 통해 지난 2~4천년 전 사람들의 사상과 삶을 엿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단순 문자를 넘어서 문자를 통해 기록된 이야기의 힘에 주목해 세계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추적한다. <성서>, <논어>, <금강경>, 루터의 95개조 반박문,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 등 세계와 세계를 이끄는 사상을 만들어 낸 텍스트를 소개하고 이 같은 요소들이 발한 영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아울러 <길가메시 서사시>, <일리아스>, <천일야화> 등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계사에 자취를 남긴 위대한 작품을 통해 인류가 생산해 온 이야기의 힘을 보인다.
우리는 <일리아스>를 통해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정복 여정만을 느낄 수 있지만 저자는 이를 통해 그리스 문자의 인도 전파 과정을 엿본다. 또 <히브리 성서>를 통해 인류가 최초로 글을 통해 신을 경배하게 된 경위를 보인다. 기마, 무기, 전염병 외에도 인류를 변화시킨 글과 그로부터 비롯된 사상에 주목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값 2만5천원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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