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영화 <논-픽션>이 오는 16일 개봉한다.
출판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담고 있는 이 영화는 전자화라는 상황에 놓여있는 프랑스 출판업계 사람들의 삶과 관계를 그려내고 있다. 대사가 영화를 가득 채운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거의 모든 장면에서 등장인물들은 대화를 나눈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편집장과 작가인 두 남자가 종이책과 e북에 대한 심오한 대화를 나눈다. 이들은 사람들이 어떤 글을 좋아하고 읽는지부터 대화를 시작해 EU 정책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까지 이어 나간다. 출판사의 지각변동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의 도입부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가던 작가는 가장 궁극적인 질문인, 원고의 출판 여부에 대해 질문한다.
이후 편집장은 퇴근한 뒤에도 만나는 사람마다 비슷한 이야기를 나누며 “글을 읽는 사람은 없고 쓰는 사람은 많다”며 한탄한다.
감독은 “우리가 사는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디지털화는 일어나고 있다. <논-픽션>은 그러한 변화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영화”라며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 물살에 몸을 맡기는 것뿐이다”라고 밝히며 세상의 급류에 혼란스러워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의 취지를 밝혔다. 출판계에 닥친 변화라는 주제가 비교적 심오할 수 있지만, 영화는 지나치게 무거워지지 않는다. 각 인물은 모두 얽히고설킨 관계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스타 아내 셀레나와 함께 생활중인 편집장은 출판사의 젊은 디지털 마케터 로르와 불륜 관계이고, 셀레나 역시 작가 레오나르(빈센트 맥케인)와 연인 관계인, 우리 나라 정서에서는 다소 파격적인 상황인 영화는 가볍지도, 지나치게 심각하지도 않고 언제나 적당한 위트를 유지한다.
자신의 연애사를 바탕으로 자전적인 소설을 쓰는 등장인물 레오나르에 대해 사람들이 직접적인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자신에게 충실하고 욕망에 직설적인 프랑스 특유의 자유로운 문화가 여실히 드러난 영화는 제목이 ‘e-book’에서 ‘논-픽션’으로 바뀌게 되며 더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게 된다.
한편 영화는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과 제43회 토론토국제영화제 특별한 발표 부문에 초청됐다. 15세관람가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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