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속 희망을 노래한 후쿠시마 장미원…‘잃어버린 장미정원’

대지진 후 출입금지된 정원 이야기
장미를 매개로 전하는 위로·용기

▲ 잃어버린 장미정원
▲ 잃어버린 장미정원

열일곱 살에 장미와 사랑에 빠져버린 청년 오카다 가츠히데. 1968년 4월 후타바 장미원 문을 연 이후 50여 년 동안 가츠히데는 750여 종의 장미들을 가꾸며 연 5만 명의 방문객들을 맞이해왔다.

하지만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 후타바 장미원의 운명을 뒤집어 놓았다. 대지진으로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해 일본 북부지역을 폐허로 만들었고, 그가 평생 동안 일구어낸 정원은 출입금지구역으로 선포됐다.

<잃어버린 장미정원>(궁리 刊)은 대지진 이후 폐허 속에서도 장미를 매개로 서로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 새로운 꿈과 희망을 만들어가는 로자리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젊은 시절 장미에 매료되어 평생을 바쳐 일본 최고의 장미원을 이루어내었지만 후쿠시마 대지진으로 졸지에 정원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정원사, 오랜 세월 때맞춰 피어나는 장미의 신비로운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아 온 장미사진 동호인들, 잃어버린 장미정원 속에 담긴 의미와 문화를 찾으려 애쓰는 장미 애호가들이 노래한 희망을 보여준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한국장미회 김욱균 회장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유출 사고가 일어난 지 2년여쯤 되었을 때 일본장미회 회원들로부터 이 ‘잃어버린 장미정원’에 대한 소식을 접하게 됐다. 또 아름다웠던 장미정원을 기억하고 장미를 통해서 희망과 위로의 활동을 펼치기 위한 노력이 사회적으로 계획되고 있다는 내용도 알게됐다. 그 후 그 사연과 활동이 책으로 엮여 출판됐고, 책은 세계장미회 최고의 영예를 가진 장미서적 분야의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값 2만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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