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와이번스로 둥지를 옮긴 내야수 정현(25)이 부상자 속출로 위기에 빠진 팀의 구세주로 나선다.
SK는 지난 20일 KT 위즈에서 정현과 외야수 오준혁을 받고 투수 조한욱과 내야수 박승욱을 내주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은 정현의 영입이다.
SK는 투구에 머리를 맞은 나주환의 부상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강승호의 임의탈퇴로 생긴 내야 공백을 메우고자 선발 투수 자원인 조한욱을 내주는 대신 멀티 내야 자원인 정현을 영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정현은 2013년 드래프트서 1라운드 지명을 통해 삼성에 입단한 뒤 2015년 상무 입대를 앞두고 특별지명을 통해 KT로 이적했다.
이어 군 전역 후 2017시즌 1군 풀타임을 소화하는 안정된 수비와 350타수 105안타(타율 0.300)의 준수한 타선 활약을 펼치며 기대주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이듬해인 2018년 타격 난조와 수비 불안으로 후배 심우준에 주전 유격수 자리를 내줬다.
올 시즌에는 캠프 막판 이석증으로 조기 귀국하며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강민국에게 밀려 1군 출전 4경기 1안타에 그치며 KT 전력에서 배제됐다.
따라서 일각에선 귀한 투수 자원을 내준 SK의 선택을 두고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지만 그간 팀의 트레이드 성과를 봤을 때 예단은 금물이라는 평가다.
SK는 지난해 12월 ‘거포 외야수’ 김동엽을 삼성에 내주고, 삼성은 포수 이지영을 키움에, 키움은 외야수 고종욱을 SK로 보내는 3각 트레이드를 시행했을 당시 “20홈런을 칠 수 있는 김동엽을 보낸 SK가 가장 큰 손해다”라는 주변의 우려를 보기좋게 뒤집어 구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실제 고종욱은 올해 뛰어난 주루플레이와 해결사 본능으로 21일까지 타율 0.317, 31득점, 18타점, 11도루를 기록하며 외야수 노수광의 부진, 한동민의 부상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주고 있다.
정현 역시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새로운 팀에서 증명하겠다는 각오다.
정현은 “기회는 내가 직접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집중하고 있다”라며 “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 악물고 뛰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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