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에서 한 획이 빠지면 고통이 된다. 반면에 맵다 또는 괴롭다라는 뜻을 가진 한자 辛(신)자에 한 획을 더하면 행복할 幸(행)자가 된다. 한 획을 빼고 더했을 뿐인데 의미가 상반되게 바뀌는 글자들을 볼 때 작은 습관의 차이가 큰 결과로 이어지는 우리네 삶을 투영한 듯하다. 교통사고의 경우에도 미묘한 차이로 교통과 고통을 가르는 경우가 많다.
말을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던 옛날에 말의 편자에 못 하나 빠진 것을 간과하면 편자가 빠지고 급기야 말이 쓰러져 타고 있던 사람마저 위태롭기 마련이다. 자동차가 주요 교통수단이 된 현대 도시생활에서 안전한 교통사회로 거듭 나가기 위해서는 보행자와 운전자는 물론 운수업체 및 도로 관리자, 자동차 제조업체, 유관기관, 행정당국 등 이해관계자들의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오래전에 교차로에서 운전자가 좌우를 몇 번 확인하고 회전하는지에 대한 국제비교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지금도 시사하는 바가 커서 한국과 일본의 경우를 일부 소개하면, 일본 운전자들의 경우 2∼3번(평균 2.6회) 좌우를 확인하였고 3번 이상 확인하는 운전자도 40∼50%이었다. 반면 한국 운전자들은 1∼2번(평균 1.5회)좌우를 확인하였고 3번 이상 확인하는 운전자도 10∼20%정도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자동차 차체에 가려 보이지 않는 위험요인을 발견하려고 한 번 더 확인하는 조심운전으로 사고 가능성을 낮추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한두 번도 제대로 살피지 못하면서 정작 교통사고가 나면 재수나 운이 없다고 원망하지는 않는가. 불과 한 번 더 안전을 확인하려는 운전자와 보행자의 교통행동이 교통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르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지 한 획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따라서 운전석에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사람이나 자전거 등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사이드미러에 보조거울을 부착하고 한번만 더 살피려는 조심성이 요구된다. 보행자들도 무단횡단을 하지 않고 잠시 여유를 가지고 일단 멈춰서 좌우를 살피고 신호를 준수하려는 준법의식이 필요하다. 관리자들 역시 자동차 사각지대 충돌 사전감지 장치 등 선진기술을 개발 보급하는 한편 보행자와 자동차를 분리시켜 통행할 수 있는 보차분리식(스크램블) 교차로를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다.
보다 안전한 교통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한 번 더 살피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운전자와 보행자의 교통안전의식이 조기 정착되어야한다. 나아가 관계자들도 선진교통 시스템을 활용한 교통환경 개선에 노력을 다하여 안전한 교통선진국으로 나아가길 희망해본다.
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남부본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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