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등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경험 중 하나가 자기 자신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그에 따른 많은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들이 곧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공부들의 이유, 더 넓게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내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현재 재학 중인 이우고등학교에서는 사회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도전하며 관심분야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활동이 있다. 각 학년별 많은 활동 중 1학년의 문제공감프로젝트와 2학년의 인턴십 그리고 통합기행을 소개하고자 한다.
‘문제공감프로젝트’는 자신이 해결해보고자 하는 사회문제를 선정해 그 문제에 공감하는 친구들이 모여 실제로 문제해결을 위해 움직여보는 6개월이 넘는 장기프로젝트다.
저는 이때 청소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의 열악함과 이에 관련된 시민들의 시민의식을 문제설정으로 잡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팀원들과 담배꽁초 쓰레기통과 쓰레기투척 방지 울타리 제작 및 설치, 화장실용 슬리퍼 설치 등을 교내외로 돌아다니며 진행했고, 이 말고도 인식개선, 행동변화를 위한 다양한 문구를 제작했다. 사회문제를 단순히 인터넷 속 몇 글자로 읽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 쉽게 듣지 못했던 누군가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 문제해결을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위한 고민이 정말 의미있었던 활동이었다. 또한 프로젝트의 성공 혹은 실패와는 상관없이 진행과정에서의 새로운 경험, 팀원들과의 갈등을 통해서도 제 자신이 더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인턴십’은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강연이나 전시, 캠프 등에 참석하고, 또한 개인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 및 실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약 9개월 동안 총 34시간을 채우는 활동이다. 그 어느 때 보다 길고 꾸준히 오로지 ‘나’에게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활동이다. 물론 꼭 한 가지 분야가 아니어도 상관이 없고, 관심분야가 비슷한 친구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공부해 나가는 경우도 있다. 선생님이 언제나 강조하시는 ‘남들과 비교하지 말기’를 잊지 않으며 저도 저의 속도와 방향에 맞게 천천히 실행하는 중이다.
‘통합기행’은 5월에 말에 기획하기 시작해서 6월에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팀이 결정되고, 7월에 떠나는 활동이다.
학교 밖에서 2박3일 혹은 3박4일 동안 팀원들과 함께 기획하고 준비한 활동을 진행해 교실에선 배우고 느낄 수 없는 것들을 만나고 올 수 있다. 선배들 중에는 짧은 영화를 찍거나, 시골 초등학교에서 직접 준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짜여진 것 하나 없이 모든 것을 스스로 기획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자신의 관심사 혹은 특기 등을 자유롭게 보다 넓은 곳에서 펼칠 수 있는 멋진 경험이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야기가 내 마음에 특별히 와 닿는지, 무엇을 할 때 정말로 행복한지, 이 넓은 세상에서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선 그 누구나 끊임없이 고민하고 움직여보아야 하는 것 같다. 고등학생이라서 단순히 시험점수를 잘 받아야하기 때문에 밀려나기에는 나중에 어른이 돼서 한다고 금방 답을 찾을 순 없을 것이다. 딱 맞는 정답은 아니더라도(애초에 유일한 정답은 존재하지도 않을 테지만), 자신만의 삶의 이유들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업이 모든 학교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소망한다. 자기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말이다.
성남 이우고2 박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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