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학교에서 ‘인권’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인권의 날, 인권 교육 등 공식적인 학교 행사에서뿐만 아니라 학교 일과 중에서도 인권과 관련된 다양한 말들을 듣곤 한다. 보통 학교 공동체라고 하면 교사, 학생, 학부모로 분류하기 때문에 교사의 인권, 학생의 인권, 학부모의 인권이 있을 수 있겠다. 인권은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만으로 부여되는 권리이기 때문에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인권을 주장할 수 있다.
인권은 자유, 평등, 연대를 위해 인간 존엄성을 토대로 만들어진 소중한 권리인데, 나는 인권과 관련된 사례를 학교 일과 중에 종종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교사의 인권과 학생의 인권이 충돌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주로 핸드폰 수거, 화장 규제, 두발 규제, 교복 착용에 관련된 것들이었다. 학교 공동체 내에서 인권이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을 한 뒤에 나는 3가지 방법을 떠올릴 수 있었다.
먼저 교사학생학부모가 인권이 자신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존엄하므로 타인의 인권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가 학생들을 학교 규칙을 지키라고 규제하는 것은 인권 침해의 목적이 아니라 혼란을 막고 학교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학생들도 교사의 인권을 배려해 반박하기보다는 교칙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두 번째로, 인권에 대한 정확한 교육이 필요하다. 생각이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의 경우,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필요한 것만 골라 듣는 경향이 있다. 인권은 모두가 존엄하기 때문에 자유, 평등, 연대를 위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지, 나의 편리를 위해 체육복 등교 기간이 아닐 때 체육복을 입고 등교하며, 화장, 염색, 파마를 하며 교칙을 위반한 후 교칙이 인권 침해라고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권리의 개념이 아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자유와 인권의 개념을 혼동하면 안 될 필요성이 있다.
세 번째로,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규제할 때 일방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인권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공론의 장을 형성해야 한다. 교사의 입장과 학생 입장에서 합의점을 찾는다면 더이상 서로 인권을 침해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서로 간의 생각 차이로 커지는 문제점들은 대부분 대화를 충분히 하지 않아 서로의 생각을 파악하지 못하고 합의점을 못 찾았기 때문에 문제가 커지는 것이다. 화장과 두발의 경우에서 보듯이, 학생들에게 자율성을 주었을 때, 학생들이 자율 안에서 자유를 누리되 적정선을 넘지 않는 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인권에 대해 생각하며 ‘공유지의 비극’을 떠올렸다.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다가 결국 그 누구도 이익을 받지 못하는 것처럼, 인권도 자신의 인권만을 추구한다면 결국 나중에는 그 누구도 인권을 존중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진정한 인권 존중은 나의 인권만큼 타인의 인권도 존엄하다고 여겨질 때 실현될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의 의견을 듣고 자유와 평등을 위해 노력하며 학생들은 교칙을 준수하며 교사의 말에 따를 수 있도록 노력할 때 학교 공동체 내에서 진정한 인권 존중이 자리 잡힐 것이다.
정유진(구리여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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