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자영업자에게 희망을

요즘 자영업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얼마나 오를 지일 것이다. 작년과 올해 2년 연속으로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올라 또다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계속된다면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수준이 최소화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자영업자들의 최저임금 최소폭 인상에 대한 기대감에 더욱 불을 지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듣고자 전국을 돌며 최저임금 심의 관련 공청회를 열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은 비단 최저임금뿐만이 아니다. 임대료 인상과 계속되는 경제 불황으로 매출 자체가 늘지 않는 원인도 있다.

자영업자들의 이 같은 암울한 현실은 하루가 멀다하고 들리고 있다. 얼마 전 한 일자리 제공 기업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족경영으로 운영하게 된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서’란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 때문에 많은 소상공인이 가족관계 만족도가 낮아졌다고 답했다. 가게 문을 닫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어쩔 수 없이 가족들까지 다 매달리고는 있지만, 사정은 별반 나아질 게 없다는 얘기다.

이런 자영업자들의 눈물겨운 고군분투 속에 눈 여겨봐야 할 내용이 있다.

최근 LH 경기지역본부는 어려움에 부닥친 자영업자들을 위해 성남과 군포에 총 12실의 희망상가를 공급했다. 희망상가란 경력단절여성과 청년, 소상공인 등에게 시세의 50~80% 수준으로 저렴하게 장기간 임대해주는 상가다. 학원 사업을 하다 교통사고로 가족들이 크게 다쳐 인생의 절망감을 맛보다 반찬가게를 열어 야심 찬 재기의 꿈을 꾸는 여성부터 저마다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굴곡진 인생사를 가진 이들이 상가를 분양받으려고 몰려들었다.

LH는 희망상가가 자영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자 올해 전국적으로 217실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작년에 공급한 188실보다 늘리겠단다. 하지만, 경기도에 배정된 물량은 그래 봐야 몇십 실에 지나지 않아 실질적인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다시 되돌아봐야 한다.

권혁준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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