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시가 되지 않는 저녁

사람이 그립다고 꽃들은 피어나고

목소리 그립다고 새들은 날아든다

빈집엔 바람만 저 홀로 대문을 여닫는다

숨결이 빠져나간 둥지의 빈껍데기

사람을 그리다가 몸뚱어리 주저앉아

잡초만 소문처럼 웃자라 빈 뜰을 지킨다

밤새 눈물짓다 주저앉은 양초처럼

수만 번 가라 해도 너울져 오는 파도처럼

불현 듯 가슴 파고드는 첫사랑 내 어머니

서기석

충남 공주 출생. <문예춘추>로 등단. <희망의 시인세상> 동인. 수원문인협회사무차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