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이광희 문화관광 전문가 ‘문화관광에서 길을 찾다’

▲ 문화관광에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먹고사는 게 우선’이라며 문화관광은 부수적으로 치부했다. 이제는 먹고살려면 문화관광을 꽃 피워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서부 애너하임의 시골 마을이 디즈니랜드로 세계적인 유원지가 된 것만 봐도 문화관광산업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알 수 있다. 

신간 <문화관광에서 길을 찾다>(산수야刊)는 이에 대한 해답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저자는 한평생 지역관광 발전과 문화 예술 진흥 분야에 몸담았다. 교통부 관광국 공무원을 시작으로 경기문화재단의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 단장과 사무처장을 거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7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문화관광 전문가로 평생 경험하고 체득한 것을 책으로 집약했다. 반도체, 자동차 등 기존 수출형 제조업이 한계에 봉착한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확실히 도약할 ‘새로운 길’은 문화관광 명품화를 통한 관광산업 육성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나라도 50여 년 전부터 관광개발 사업에 노력을 해왔지만, 세계인들이 환호할 명품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고 지적한다. 실제 우리나라는 10여 곳에 달하는 세계문화유산과 박물관, 경복궁 등 문화자산은 많다. 하지만, 수준 높은 융복합으로 관광 동기를 유발하는 목적지는 딱히 없다. 저자는 우리가 가진 문화자산을 융복합적으로 활용해 일류급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국인 관광객 1명을 유치해 벌어들이는 돈은 텔레비전 16대, 소형 승용차 0.2대를 수출하는 것보다 많다. 관광객 26명이 증가하면 일자리가 1개 더 늘어난다. 뉴욕, 파리, 런던 등 세계 유명 도시들은 박물관, 미술관, 역사 유적 등 다양한 문화자산을 활용해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경제를 살찌우고 있다.”

책은 저자의 지식과 경험이 응축된 사례로 구성돼 더 명확하고 생생하다. 지역의 문화사업을 일으켰던 시대 배경, 정부와 지자체의 문화정책 방향을 엿보는 것도 흥미롭다. 

책은 문화관광 선진국이 명품 관광개발 사업을 성공시킨 과정을 설명하며, 우리 역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한다. 특히 우리의 신화, 전설, 고전 등에 다른 나라 이야기를 엮어 영화, 공연 작품을 창의적으로 제작하고, 캐릭터를 활용해 관광거리를 세계 일류급으로 만들어내는 문화관광 기업들이 출현하도록 지원하자고 제안한다. DMZ 지역에 세계의 항구적 평화를 지향할 디즈니 피스랜드(가칭) 같은 테마파크를 개발하자는 주장도 깊이 새겨볼 만하다. 값 1만5천원.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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